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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이탈리아

[이탈리아 몬테풀치아노5]수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에르콜라니 와인셀러/부첼리 궁전/Palazzo Bucelli/Cantina Ercolani

by Helen of Troy 2023. 8. 10.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집이지만

21세기의 평범한 일상이 잘 느껴지는 한 주택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수제 파스타와

파스타 요리에 사용되는 다양한 허브를 파는 가게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헬렌이 여기서 잠시 구경하는 동안...

 

 

 

토스카나 와인 팬인 남편은 건너편 에노테카에서 편하게 구경하고...

 

 

 

그리고 함께 '검은 금'이라고 불리는 트러플/Tartufo 가게에서 

값나가는 귀중한 트러플과 트러플을 사용해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었지만,

너무나 가격이 세서, 눈만 호강시켜 주고 나왔다.

 

 

 

그리고 패션의 도시 이탈리아에서 빠질 수 없는

멋과 품질 그리고 편안함을 구비한 수제 가죽 신발 가게

최고의 눈요깃감으로 충분했다.

 

 

 

 

 

 

Palazzo Bucelli/팔라쪼 부첼리

 

부첼리 궁전은 앤틱 수집가이자 고대 유적 전문가

피에트로 부첼리(Pietro Bucelli: 17-18세기)가 소유했던 건물이었다.

 

그의 조카인 오라찌오/Orazio는 이 궁전 외벽을 특이하게도

부첼리가 그동안 수집했던 고대 로마 시대와 에트루스칸 시대에

제작된 묘비와 무덤 유적과 석조 유골함으로 꾸미게 되면서,

이탈리아에서만 가능한 야외 박물관이 되었다.

 

부첼리가 생전 수집한 귀중한 다수의 고대 유물들은

현재 피렌체 고대 박물관과 몬테풀차노 시립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망자의 이름과 다양한 문양으로 조각된 고대 로마 시대의

묘비와 유골함과 석관들로 꾸며진 궁전 외벽

 

 

 

'사이니우스'의 묘비

 

 

 

자신의 묘비가 한 건물 벽에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2,000여 년 전에 이승에서 살았다는 흔적이 여전히 남겨진 것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망자의 생전 모습일까?

 

 

 

날개가 달린 말을 타고 천상으로 편하게 올랐을까?

 

 

 

 

잠시나마 시간을 초월하는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게 하는 부첼리 궁전을 지나서...

예쁜 옷들이 진열된 옷가게를 만나자, 바로 현실로 돌아왔다.

 

옷 값이 대체로 비싸서 살 엄두가 내지 못하다가

이 가게에서 오른편 마네킨이 있는 옷 디자인과 비슷하면서

초록색 원피스가 값도 비싸고, 입어 봤더니,

주인과 안에 있던 네 명의 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잘 맞는다고

부추기는 바람에 못 이기는 척 이탈리아 방문 중 첫 구매를 했다.

 

 

 

건너편은 오래된 건물을 수리해서 Air B&B로 사용하는지

방문객들이 삼삼오오로 들락거렸다.

슬쩍 이들과 묻어서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구경하고 싶은 유혹을 참아야 했다.

 

 

 

이 동네에서 제일 오래되고 규모가 큰 지하 셀러가 있다는

칸티나 에르콜라니 /Cantina Ercolani 토스카나 와이너리를 구경하기로 했다.

 

 

 

길에서 보았을 때의 아담한 가게의 모습과 달리

가게 안에서 셀러로 내려 가보니

과히 듣던 대로 규모도 크고,

와인 박물관을 능가할 정도로

와인과 관련된 수많은 아이템들이 널려 있었다.

 

 

 

오래된 계단을 내려가니

중세에 사용된 다양한 도구들과 갑옷을 보니

순식간에 1,000년의 시간을 건너뛴 듯하다.

 

 

 

한 때는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철문으로 굳게 잠긴 

계단 위에는 오래전에 만든 와인 병들이 놓여 있다.

 

 

 

오래전에 와인을 보관했던 유리 용기들

 

 

 

그리고 포도즙을 보관하는 참나무로 만든 거대한 배럴등

 

 

 

몬테풀치아노가 자랑하는 노빌레 와인/Vino Nobile가 숙성되고 있는 배럴들

 

 

 

14 세기 마구간/Scuderia 사인이 걸린 안쪽은

천장이 낮아서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했다.

 

 

 

최소 500년 이상된 오래된 도구들은 지금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좋은 상태로 깔끔하게 보존된 모습에서 그네들의 저력이 엿보인다.

 

 

 

와인을 만들기 위한 오래된 도구에서

맛난 와인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배어 있다.

 

 

 

 

 

 

 

 

 

근래에 제작된 참나무 와인 배럴이 사람의 손때와 땀이 배인 이곳에서

오히려 생뚱맞다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포도즙을 내기 위한 맷돌과 용기들

 

 

 

14세기 시절의 '양모 가게/Stanza della Lana" 간판과

고대 로마 시대에 제작된 코린토 양식의 캐피털이

다양한 철제 도구들과 전시되어 있다.

 

 

 

15세기의 올리브 오일 간판 아래의 지하 2층으로...

 

 

 

올리브 열매에서 올리브 오일을 생산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

 

 

 

벽에 걸린 돌들은 추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양털에서 털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된 도구들...

언뜻 보면 무시무시한 고문도구 같다.

 

 

이 배럴 안에서 숙성되는 와인 맛은 어떤 맛일까?

 

 

 

 

 

오래된 Press 기구

 

 

 

 

 

 

오래된 와인 배럴들

 

 

 

그리고 항아리들

 

 

 

지하 2층보다 더 깊은 곳에는

오래된 우물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로마시대의 신전의 한 모퉁이에서

어떤 경로로 이 어두운 셀러 안에 정착했을까?

 

 

 

이 섬뜩한 삼치장들은 어떤 데 사용되었을까?

 

 

 

모든 것이 신기하고 의문투성이지만,

질문을 해소해 줄 직원들은 전혀 보이지 않으니

혼자 자문자답을 하거나 상상력을 동원해서 구경할 수밖에 없다.

 

 

 

'동전 하나를 준다면, 당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거예요."라는

진부한 내용의 간판과 그 아래의 자그마한 우물

 

 

 

아무런 설명도 없지만, 

누가 봐도 사람을 해치는 도구임에 틀림이 없다.

 

 

 

셀러에서 제일 깊은 공간으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계단에서

그리고 지하 특유의 냄새와 습도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희미하게 한다.

 

 

 

 

다시 수 천년을 훌쩍 뛰어 넘어서..

이 가게 방문의 궁극적인 목표인 와인 테이스팅을 하러 1층으로 올라왔다.

 

 

 

네 명의 직원들이 친절하게 이 와이너리에서 만든 

다양한 와인 종류를 일일이 글라스에 따라 줘서

한 자리에서 일곱 가지의 와인을 맛볼 수 있었다.

 

 

 

거기다가 맛난 안주까지 제공해 주어서

그야말로 제대로 토스카나 특산품인 노빌레 와인과

로쏘 와인 맛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다.

 

에필로그:  이렇게 맛본 다양한 와인 중에

특별히 마음에 꼭 드는 것이 없어서 일단은 빈 손으로 나와서

내심 직원들에게 미안해서 얼른 가게를 나왔다.

(이 길에만 해도 4-5군데 이름난 와이너리가 있어서

맛을 더 본 다음에 와인을 사려는 사심이 있었기도 했다.)

 

 

 

길 오른편과 왼편에도 무료 와인 테이스팅과 무료 배송을 

선전하는 간판을 내 건 와이너리가 보인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좁은 골목에 자리 잡은

식당 겸 칸티나의 테이블 세팅 되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온 도시 전체가 최소 4-500년 된 훌륭한 박물관 수준인데

이런 곳에 소재한 오래된 진귀한 것들을 파는 안티크 가게에서는

과연 어떤 오래된 것들을 파는지 궁금해서 들여다보았는데,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계속해서 몬테풀치아노 6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