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동네 캐나다 서부 대평원의 보름달
대평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떼
日中則昃 月盈則食 |
When the Sun rises to the peak then it’s time to fall; When the moon is full then it’s time to reduce. |
태양이 제일 높은 곳에 떠오르게 되면 이제 떨어질 때가 되었지요. 달이 보름달로 차면 이젠 기울 때가 되었지요. |
– The Book of Changes(I Ching)/역경
한글번역: N. H. Kim
집 뒤 호숫가에서 가을 오후를 즐기는 캐나다 구스들(2023년 9월 23일)
집 뒤 산책로의 아스펜 나무들도 노란 옷으로 갈아입었네.(2023년 9월 23일)
人有悲歡離合 月有陰晴圓缺 此事古難全 |
We all have joys and sorrows, partings and reunions. The moon is bright or dim; there are waxings and wanings. Nothing in this world is ever perfect. |
우리는 살다보면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헤어지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지요. 달이 밝기도 하고 침침할 때도 있고, 달이 차기도 하고, 기울기도 하지요. 이 세상엔 완벽한 것은 없네요. |
– Su Shi/蘇軾(1037–1101)/소동파(蘇東坡)
한글번역: N. H. Kim
푸른 침엽수들 사이에 곱게 단풍이 든
울동네 자연보호 구역 숲에서(2023년 9월 24일)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 주위 전체가 황금빛 세상이다.
가끔 붉은 옷을 입은 나무도 반겨준다.
도시의 주택가 옆에 이처럼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숲이
가깝게 있어서 얼마나 축복인지 오늘도 깨닫는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는 소리와 냄새에 도취된다.
今人不见古时月 今月曾经照古人 |
People today can’t see the moon of yore; The moon today did light people before. |
사람들은 흘러간 예전의 달을 못 보지요; 오늘 뜬 달은 이미 그 사람들에게 비추었지요. |
– Li Bai/이백(李白: 태백(太白)
이름모를 풀꽃들이 서서히 소멸해 가는 벌판
그리고 그 위의 파란 하늘과 흰 구름
海上升明月 天涯共此時 |
The moon, grown full now over the sea, Brightening the whole of heaven, We, far away from each other, are cherishing this moment together now |
바다 위에 뜬 둥근 보름달은, 천체를 밝혀 주네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는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지요. |
Zhang Jiuling/張九齡
한글번역: N. H. Kim
아스펜 나무 숲길로 들어서서...
높은 하늘로 치솟은 단풍이 든 아스펜 나무 사이로 걸어가노라면
온몸으로 가을이 스며드는 것 같다.
대부분 평평한 동네이지만
강가엔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곳이 많아서 위험할 정도인데
땅 위로 솟은 나무뿌리와 낙엽 덕분에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들어서서 가끔 길도 사라진다.
싱그러운 푸르름과 찬란한 황금빛,
그리고 정열의 붉은빛이 그득한 고즈넉한 이 숲의
모습이 올 때마다 매일 변하는 모습을 눈과 가슴에 새겨두고 싶다.
Mid-Autumn Festival/ 中秋節/한가위
吾心自有光明月, 千古團圓永無缺。 山河大地擁清輝, 賞心何必中秋節。 |
With a bright moon in my heart never waning, Through the ages, we’ll enjoy it round and bright. The moon’s glory embraces the rivers and land, To please the heart is not only the autumn moonlight. |
내 가슴에 품은 밝은 달은 절대 기울지 않아요, 오랜 세월동안, 우리는 둥글고 밝은 달을 누렸지요. 달의 찬란한 빛은 산과 강 그리고 대지를 보듬어 주지요. 중추절 달빛만이 우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지 않지요. |
– Wang Yangming/ (王陽明)
한글번역: N. H. Kim
다음 세대를 위해서 솜털같은 씨를 가을바람에 멀리 날려 보내고 있는 풀꽃
이렇게 계절의 변함을 알려주고
그래서 우리의 삶도 돌아보게 해주는 자연이
숨쉬는 이 보호구역을 도시에 기증한 이가 새삼 고마운 가을날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풍성한 한가위 명절을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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