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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어제 시청에서 발생한 위험한 총기 사건

by Helen of Troy 2024. 1. 25.

 

총기 사건 후, 경찰이 시청 주위를 에드먼튼 시청 주위를 순찰하고 있다.

 PHOTO BY JASON FRANSON 

 

어제 아침 큰 딸은 평소대로 아침 7시 반 경

직장인 시청으로 출근한 딸이 오전 11시 30분경에

시청에서 사고가 생겨서 일단 근처에 있는 중앙 도서관에 피신했다가

곧장 집으로 온다는 문자가 왔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바로 출발하면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혹시나 해서 TV를 켰더니 시청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을 생중계를 하고 있어서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사건 직후 긴급 출동한 특수경찰대

PHOTO BY SHAUGHN BUTTS 

 

화요일 오전 시청은 평소처럼 시청 내에서 일하는

직원들 방문객들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오전 10시 15분경에 한 남성이 

시청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 내로 들어오더니

수 개의 몰로토크 칵테일/화염병을 터트리면서

엘리베이터 주변과 중앙의 로비에 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한 초등학교의 1학년 학생들이 시청에 견학 왔다가 안전하게 대피하고 있다.

 PHOTO BY SHAUGHN BUTTS 

그리고 방탄조끼와 경비원 복장을 하고 그는

시청의 넓은 로비로 이동해서

소지한 자동 소총으로  천장과 창문에 대고

수차례에 걸쳐서 무분별하게 난사했다.

 

 

시청 내의 CCTV에 담긴 총격사건의 범인의 모습

 

그 후 그는 편안하게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CCTV에 대고 페르시아어(이란어)로 침착하게

자신은 이 사회의 비리와 부패와 폭정과 맞서야 하는

임무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범인은 인플레, 놓은 주택 가격, 이민정책,

가자에서 발생한 전쟁과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비난했으며,

자신은 남편이자 아버지라고도 말했고,

무슬림들이 평화를 비는 인사말 "살람 알라이쿰"이라는

마지막 말을 하고 약 4분간의 스피치를 마쳤다.

 

터진  화염병과 쏜 총알로 시청 건물 내부가 파손되었지만,

시청 내의 사람들, 경찰, 범인까지

아무런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은 너무도 다행스럽기만 하다.

 

 

총기 사건 다음날인 오늘 시청의 로비에 

범인이 던진 다수의 화염병으로 발생한 화재의 흔적

PHOTO BY SHAUGHN BUTTS 

 

경찰에 의하면, 체포된 총기 사건의 범인은 28세의 베자니 사르바이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시청과 정부 청사 건물의 안전을 담당하는 

한 경비 회사에서 경비원으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이 쏜 총에 파손된 시청 내부 모습

Credit: City of Edmonton

 

큰 딸은 동부의 타 도시에서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로 일하면서

파트타임으로 대학교에 진학해서 본인의 전공인 음악과 전혀 다른

회계학을 공부한 후, 오케스트라 연주 일을 병행하면서

회계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서 주정부의 감사일을 해 왔다.

 

18살에 동부로 대학을 진학하면서 일찌감치 집을 떠났던 딸이

몇 달 전에 우리 도시의 시청 소속 회계사로 이직해서

17년 만에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몇 달 만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이런 대형사고가 발생해서,

본인이나, 우리 가족은 잠시 충격으로 망연자실했다.

 

 

지난 11월 말의 시청의 넓은 로비의 모습

 

에드먼턴은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캘거리 다음으로

캐나다에서 다섯 번째로 대도시이자 앨버타 주의 주수도이지만,

인구 115만 명의 아담하고, 안전하고, 범죄율도 낮고

교육 환경도 좋아서 추운 겨울 빼고는 여러모로 아주 살기 좋은 도시이다.

 

이런 도시에서 미국의 대도시나 남부에서나 발생하는 총기 사건이 

우리 도시의 심장인 시청 내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기도 하고, 믿고 싶지도 않지만,

이런 총기 사건은 이제 아무 곳에서 아무에게나

아무런 이유나 대의명분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무섭기만 하다.

 

 

2023년 12월 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있던 날의 시청

 

총소리에 일하다가 그대로 그저 몸만 겨우 빠져나오느라

업무에 필요한 랩탑을 다 두고 나오는 바람에 재택근무도 어려워지자

오늘 딸의 보스가 그날 출근한 8명의 회계사들의 랩탑을 챙겨서

일일이 직원들의 집으로 전달해 주었다.

 

범행 동기도 밝혀야 하고, 추가로 시청 수색 작업과

파손된 기물의 복원 등으로 최소 다음 주 말까지

재택근무를 하게 된 딸은 추운 겨울에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어서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며 낮부터 편하게 파자마로 갈아입고 

오늘 오후부터 평소처럼 일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