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의 아름다운 호수(2024년 9월 15일 오후 5시 40분)
막내딸이 절친 다섯 명을 초대해서 저녁을 먹으면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 사이에...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5시 30분경에
햇살이 너무 좋아서 집 바로 뒤에 있는 산책길로 향했다.
하늘에 걸린 구름도 예쁘고,
잔잔한 수면에 반사된 구름은 더 예뻐서
자리를 떠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제는 새끼인지 어른인지 모를 정도로 다 자란 캐나다 구수들이
한가롭게 호숫가 풀밭에서 노닐고 있다.
아주 춥거나 비가 내리는 날 외에는
우리 집과 그 뒤의 커다란 보호숲 구역을 잇는 아름다운 산책길을
거의 매일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곳으로
개인적으로 아주 고맙고 친숙하다.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대평원의 하늘은 오늘따라 더 넓고 높아 보인다.
이 산책길 한쪽은 주택, 그리고 반대편은 도시 속의 커다란 자연보호 숲이 펼쳐진다.
4년 전 코로나가 시작했던 여름에 오른편에 보이는 주택의
가족이 시작해서 이 산책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그리고 꾸민
600여 개의 돌로 만들어진 "희망의 돌 뱀'이
코로나가 끝났는데도, 여전히 그 존재가 남아있다.
산책길 옆의 이파리들이 며칠 사이에 꽃단장을 하기 시작했다.
붉은 옷도 입고..
황금빛 옷도 입고...
붉은 열매도 달리고...
노랑과 오렌지도 합세한다.
아스펜 숲도 서서히 노랗게 물들어 가고...
벌써 낙엽도 뒹굴고...
홀로 가을 준비를 하기도 하고...
복덩이 아들과 캐나다 구스 가족
11,000보를 채우고, 7시경에 집 뒤로 다시 오니,
캐나다 구스들이 특유의 V-formation으로 저녁 하늘을 날고 있다.
10월 말이나 11월 초순이 되면 추운 앨버타 주를 떠나서
먼 남국으로 날아가기 전, 이 동네에서 부화되어서
수 천 킬로미터의 긴 여행을 처음 떠나는 새들을
부모들과 함께 열심히 나는 연습을 한다.
날다가 다시 호숫가에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는지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로 깍깍거린다.
갑자기 호수 뒤편에 유유히 떠있던 한 무리의 새들이
우르르 이륙을 시도하려고 일제히 날개를 퍼덕거리더니..
이렇게 힘차게 날아간다.
하늘에도 새들 그리고 호수 속에 비친 새들..
그냥 한 폭의 그림 같다.
(저녁 7시 반)
그리고 딸아이의 친구들이 모처럼 만나서 디너파티를 마치고
8시 조금 전 즈음에, 대문을 나서면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 탄성을 질러서
부리나케 나가 보니, 이런 멋진 석양이 펼쳐지고 있다.
9월이 되면
서서히 겨울 준비를 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고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기도 하면서
우리도 벌린 일들을 조금씩 정리도 하고
올 한 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
내면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흘러간 옛 노래 "Try to Remember"를
흥얼거리면서, 지나간 시간을 회상해 보기도 한다.
Try to Remember
Song by The Brothers Four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a tender and callow fe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어떤 9월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봐요
시간은 원만하고 천천히 흐르던 때를
어떤 9월이었는 기억을 더듬어 봐요
초원은 푸르고 곡식은 황금빛을 띠고 있을 때를
어떤 9월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봐요
그대가 다정다감하고 풋풋하던 때를
기억을 더듬어 봐요 그리고 기억이 난다면
따라가 봐요, 따라가 봐요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no one wept except the wi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ove was an ember about to bi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삶이 평온하던 때를 기억을 더듬어 봐요
갈대 외엔 아무도 울지 않던 때를
어떤 9월이었는 기억을 더듬어 봐요
꺼져가는 사랑이 다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할 때를
기억을 더듬어 봐요 그리고 기억이 난다면
따라가 봐요, 따라가 봐요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Although you know the snow will follow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The fire of September that made us mellow
Deep in December, our hearts should remember
And follow, follow, follow
12월이 저물어 갈 즈음엔 기억을 더듬기에 좋지요
비록 눈이 곧 내일 거라는 것을 그대가 알고 있더라도
12월이 저물어 갈 즈음엔, 기억을 더듬기에 좋지요
9월의 뜨겁던 열정이 우리를 원숙하게 해 주었지요
12월이 저물어 갈 즈음엔, 우리의 마음은 기억을 해야만 하지요
그리고 그 기억을 따라가 봐요, 따라가요, 따라가요.
(한글가사 번역: N. H.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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