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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Family/Jeffrey

열한 번째 새 옷으로 갈아입은 복덩이 아들 이불/security blanket

by Helen of Troy 2024. 4. 7.

 

 

며칠 전에 열한 번째 새 옷으로 갈아입은 복덩이 아들의 애착 담요/Security Blanket

 

자폐 장애가 있는 우리 복덩이 아들과 

35년간 함께 한 특별한 이불이 있다.

 

소리, 냄새, 터치/touch에 민감해서

그야말로 온 사방이 두려운 상황 속에 갇힌 아들에겐

이 이불은 아들이 거의 만 5살 반이 될 때까지

말을 못 해서 의사소통을 전혀 할 수 없을 때에

어디를 가도 함께 한 파트너이자 피신처였다.

 

해진 이불

 

말을 시작한 후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아주 민감한 아들에겐

이 이불이야말로 그런 힘든 상황을 견디게 해 준

소중하고 고마운 친구이다.

 

2020년 3월 3일에 열 번째 새 옷으로 갈아입은 이불

 

지금도 잘 때에 이 이불을 덮고 자기도 하고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거나 비디오를 볼 때에

이불을 어깨에 걸치고 앉아 있을 정도로

복덩이 아들에겐 두려운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에 

편하고 기댈 수 있는 security/안식처이다.

 

복덩이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의 너덜너덜해진 이불

 

이렇게 늘 함께 하기도 하고, 세탁도 자주 하다 보니

어릴 때는 2년에 한 번 꼴로,

20대 후부터는 4년에 한 번 꼴로 해진 이불을 수선해야 했다.

 

여덟 번째 갈아입은 옷이 하늘하늘거릴 정도로 닳았다

 

변화를 극도로 싫어해서

복덩이 아들이 어렸을 때는 이렇게 이불이 해져도

새 천으로 기워줄 틈도 내어 주지 않다가

다행히도 커 가면서 말끔하게 새 옷을 입게 기다려 주었다.

 

 

 

얼마 전부터는 이불이 헤어지면

자신이 먼저 내게 수선을 해 달라고 요청까지 해 줘서

느긋하게 시간 나는 대로 손으로 바느질해서 

열한 번째 새 옷으로 갈아입혔다.

 

나도 가끔은 사는 것이 힘들면

이런 이불 하나 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