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에 소재한 창렬사
(7월 20일)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
지난 15년간 블친을 방문하기 위해서
남편과 진주에 다녀왔다.
블친이 살고 있는 남강 강변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진주의 명소인
진주성으로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집을 나섰다.
진주성벽
창렬사는 임진왜란 때인 1593년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성을 지킨 인물들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경상도 관찰사였던 정사호가 처음 세운 뒤
선조 40년(1697)에 사액을 받았으며,
고종 5년(1868)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충민사를 헐리면서 충민사에 모셨던
김시민을 비롯한 39명의 신위를 이곳에 모셨다.
대형 총통이 전시된 누각
생각보다 사거리가 먼 총통의 성능
진주성 북장대
북장대는 진주성 북쪽의 지휘 장대이다.
장대는 군대를 지휘하는 사람이 올라서서
명령하는 높은 대를 말한다.
광해군 10년에 경상우병사 남이흥이 고쳐 짓고
수차례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진수성 북문
진주 쌍충사적비
쌍충사적비는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활동한
제말과 그의 조카 제홍록의 공적을 새긴 비석이다.
한 집안의 두 충신이라는 뜻에서 쌍충이라고 하였다.
진주를 상징하는 촉석루
촉석루는 진주의 상징으로 영남 제일의 명승으로 꼽힌다.
이곳은 고려 고종 28년(1241) 진주 목사 김지대가 창건한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고쳐 지었다.
전쟁 때는 장수의 지휘소로 쓰였고,
평상시에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소였다.
임진왜란 때에 불탄 것을 광해군 10년(1618)에
병사 남이홍이 전보다 웅장한 건물로 고쳐지어
1948년에 국보로 지정되었으나
1950년에 6.25 전쟁으로 불탔다가
1960년에 진주고적보존회에 의해서 복구되었다.
남강 강변에 위치해서 시원한 강바람은
땡볕 아래 걸은 탓에 흥건하게 땀으로 젖은 우리에게
최고의 휴식지를 제공해 주었다.
시원한 강바람이 얼마나 좋았던지
이곳에서 1시간 동안 머물면서 그동안 밀린 대화를 나누었다.
촉석루 앞에서...
블친 앤과 가족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를 위해서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진주의 맛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단골손님이 늘 들끓는다는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Course A를 주문했는데,
기대보다 너무 빨리 나온 다양한 음식에 경이롭기만 했다.
전복죽, 껍질콩, 초밥, 물회와 해산물 무침이 우리 앞에 세트 되었다.
이어서 등장한 생선가스, 밤, 호박 그리고 모둠 튀김...
일곱 가지 생선회
처음 만난 블친의 남편과 우리 남편은
서로 죽이 잘 맞는지 소주잔을 계속 주고받으면서
남자들만의 수다가 이어졌다.
이번에 말로만 듣던 탕탕 낙지 맛도 보았다.
이것도 모자라서 해삼, 문어, 새우, 멍게와 전복도 빠르게 등장...
옥수수 치즈구이와 장어무침이 나오니 과부하가 걸릴 지경인데
아직 식사가 남았다는 말에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그럼 지금까지 나온 음식은 식사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식사로 나온 생선 매운탕...
그리고 돌솥밥과
초밥까지 그야말로 배가 터질 정도로 빵빵하게 먹고 나서야 식당을 나섰다.
식사 후 블친네 집으로 함께 가서 커피와 아이스크림까지 챙겨 먹은 후에야
늦은 시간에 예약한 호텔로 돌아갔다.
남강에 설치된 댐으로 만들어진 호수 위에 위치한 호텔에
늦은 밤에 도착해서 호텔 주위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밤새 천둥과 번개로 비가 내려서 잠을 설치다가
다음날 아침에 일찌감치 일어나서 베란다로 나가 보니
이런 아름다운 모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다도해의 바다 모습을 연상케 한다.
호텔 주위에 좋은 산책 코스로 내려가 보았다.
밤 새 내린 비로 축축한 산책길
홋 주위에 설치된 보드워크를 걸으니 샤워를 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땀으로 흥건히 젖어서 다시 샤워를 해야만 했다.
오전에 호텔에서 우리를 픽업해서
진주의 또 하나의 명소로 떠오르는 연꽃커피/Lotus Coffee 카페로 이동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손님 들으러 북적거렸다.
다행히 우리는 일찍 도착해서 주차도 쉽게 하고
자리도 옆에 위치한 연못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캐나다에서 맛보기 힘든
다양한 페이스트리와 진한 커피를 마시면서
2시간 반동안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블친 앤과 나는 둘 다 장애 자녀를 키운다는 공통점으로
만날 때부터 서로의 고충을 알고 이해하다 보니
남들보다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카페 바로 아래에 있는 연꽃으로 그득한 연못가롤 내려갔다.
아쉽게 아직 연꽃이 피지 않았지만
싱그럽고 커다란 연꽃잎으로 덮인 모습은 장관을 이루었다.
포토존에서 찰칵~
기념사진으로 찰칵~
점심시간엔 너무도 많이 몰린 손님으로 대기 시간이 길다는 것을 알기에
3시 즈음에 8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또 다른 진주의 맛집인
진주 냉면집으로 가서 3시경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내가 시킨 물냉면은 소문대로 육전, 소고기, 계란 고명, 오이 무가
고명으로 얹어서 나온 냉면의 맛은 기대 이상 좋았다.
남편이 주문한 비빔냉면도 맛을 보았는데
이번 여행 중에 맛본 냉면 중 네일 맛이 좋았다.
다시 블친 집에서 가서 담소를 나눈 후,
5시 10분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좋은 만남을 가진 진주를 떠났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비록 온라인으로 만난 블친이지만,
14년간 좋은 친구로 이어 온 인연이
새삼 중요함을 또 한 번 깨달았고,
이런 만남 덕분에 살 맛이 더해진다는 것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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