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제야/새해 영시219]/묵은 해의 소멸/나오미 쉬합 나이/Burning the Old Year by Naomi Shihab Nye

by Helen of Troy 2025. 1. 7.

 

 

Burning the Old Year/묵은 해의 소멸

Naomi Shihab Nye/나오미 쉬합 나이

1952 –

 

Letters swallow themselves in seconds.
Notes friends tied to the doorknob,
transparent scarlet paper,
sizzle like moth wings,
marry the air.

불과 몇 초만에 편지들은 스스로 소멸되어 가네.

문고리에 매달린 친구가 보내 준 노트들,

투명한 주홍색 종이,

나방의 날개처럼 서서히 타들어가

허공으로 퍼지네.


So much of any year is flammable,
lists of vegetables, partial poems.
Orange swirling flame of days,
so little is a stone.

과거의 어느 해라도 태울 수 있어요,

야채 거리들이 적힌 리스트, 쓰다 만 시의 조각들도.

평범한 일상의 나날도,

조약돌도 선홍빛의 불길에 타들어가지요.


Where there was something and suddenly isn’t,
an absence shouts, celebrates, leaves a space.
I begin again with the smallest numbers.

이전에 무겁게 짓누르던 것들이 갑자기 사라지면,

고함소리는 사라지고 축복 같은 빈 공간이 남겨져요.

나는 아주 소소한 것들부터 다시 시작할 거예요.


Quick dance, shuffle of losses and leaves,
only the things I didn’t do
crackle after the blazing dies.

잃어버린 것들과 낙엽들은 빠르게 춤을 추며,

오로지 내가 이루지  못했던 것들은

이 타오르는 불에 탁탁거리며 소멸되어 가네요.

 

한글번역: N. H. Kim©

 

 

 

이 시는 연말에 묵은해에 일어났던

하찮은 것들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래야 후회나 죄책감 없이 새로운 시작을 

기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시인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칼 하게도 이 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시인의 메시지와 달리 어둡고 암울하다.

 

시인은 태워버린 편지를 나방의 날개에 비유하는데,

이 이미지는 나방의 날개가 어떻게 분해돼서 소멸되는지

시각적으로 각인시켜 주며,

같은 맥락으로 타들어가 가는 편지에서 생긴 연기는

반드시 허공에 사라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묘사해 준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어느 때이던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삶에서 삭제할 수 있다고 덧붙이고

놀랍게도 소소한 일상들을 지내다 보면

살다가 큰 손실이나 이별마저도 망각할 수 있다고 전한다.

 

계속해서 그녀는 우리가 살다가 늪에 빠진다 하더라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대처하다 보면

그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게 된다고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다.

 

시인은 우리들에게

묵은해에 생겼던 중요하지 않았던 것들을 깨끗이 태워 버리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크고 작은 역경에 대비하라고 전해 준다.

그리고 이렇게 과거를 태우면서

새로운 각오로 산뜻하게 맞이해서

이루지 못한 것들에 재도전하는 기회로 만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