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미국에서는 6월 세째 일요일이 아버지 날(Father's Day) 이다.
아침부터 우선 멀리 동부에 살고 계시는 친정아버지를 비롯해서, 남동생들, 제부들에게
축하 전화를 줄줄이 전화를 건 후에 세분의 친지들에게도 전화를 마쳐도
아직도 두 딸의 기척이 없다.
어머니 날에는 며칠 전부터 두 녀석들이 머리를 맞대고 준비를 시작해서
거창하게 아침부터 이벤트를 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버지 날은 어찌 된 노릇인지 아침부터 조용하기만 해서 오히려 내가 민망하고 초조해서
아이들을 부랴부랴 깨워서 부산을 한참 떤 후에야
겨우 구색을 갖춘 아버지 날 아침 식사가 상에 올려졌다.
매번 아버지 날의 아버지를 위한 행사나 대접이
항시 어머니 날 때보다 소홀한 것이 우리집만의 모습은 아닌 걸 보면
내가 아버지라도 다소 섭섭할 것 같다.
오후 6시까지 계속 가르치는 일을 한 후에
무심코 창을 통해서 앞마당을 내다 보았더니
며칠 사이에 예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어서
저녁을 곧 장만해야 하는데도 그냥 맨발로 일단 나가 보았더니...
일단 연보라 꽃이 눈에..
어제도 보이지 않던 아이리스..
냄새도 향긋한 라일락
루파인
데이 릴리도
올해 처음 핀 팬지
정원에 젤 먼저 핀 금낭화는 여전히 건재하고..
패랭이꽃(?)
철쭉
생각보다 꽃이름을 모르는 것이 많네.... 글구 보라계통 꽃이 많고..
꽃모종을 사다가 2주 전에 심은 페투니아가 보기좋게 만개
또 봐도 얘들은 참 이뻐서 한장 더..
채소도 질세라 풍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아욱
얼마 전에 심은 씨에서 싹이 난 sweet peas
역시 싹이 돋은 아욱
부추가 통통하게 자랐다. 부추전이나 오이 소박이를 담을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다.
대파와 실파가 빽빽이
열무도 알맞게 잘 자랐네..
romain lettuce
red leaf lettuce
blueberries 열매가 잘 달려 있다.
내가 좋아하는 dill herb 싹도 나오고..
잠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쁜 녀석들을 보다가
베란다에서 미리 재워 둔 닭고기를 바베큐하는 냄새에
그제서야 저녁식사 준비 생각이 나서 얼른 상추를 밭에서 뜯어서 들어 왔다.
금방 밭에서 뜯은 야들야들한 적상추와 로메인 상추
닭 가슴살을 얇게 저민 닭고기를 아버지 날과 상관없이 바베큐 담당인 남편이 열심히 먹어 가면서 굽고..
금방 구운 고기와 상추, 깍두기로 금방 상이 차려지고..
애들이 좋아하는 감자구이도 등장..
큰딸이 아버지 날 축하겸 먼저 포도주를 아빠에게 따라 주고..
Happy Father's Day 도 서너번 외친 후에,
식사 시작~~~
아이들에게 설겆이를 맡기고 집 뒤에 있는 작은 호수로 산보를 갔더니....
예년처럼 캐나다 구스 가족들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었다. (같은 녀석들인지 알수는 없지만 어쨌든 볼 때마다 반갑다.)
작년에는 새끼가 세마리였는데 올해는 네마리 이다. 새끼들의 솜털이 참 보드랍다.
다른 동물과 달리 양 부모 둘 다 늘 이렇게 함께 지극정성 새끼들을 돌봐 주어서 참 기특하다.
불과 새들이지만 자식들을 위해서 이렇게 헌신을 하는 구스 부모의 모습을 보니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니들도 Happy father's Day 축하한다.
(어느 녀석이 아빠인지는 모르지만서도)
musid: touched by the sun
sung by carly simon
from helen's cd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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