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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로키산맥

[밴프 여행19]겨울에도 여전히 멋있는 루이즈 호수 [밴프 겨울 여행 5]

by Helen of Troy 2011. 1. 7.

 

밴프 국립공원의 보석인 루이즈 호수 (Lake Louise)의 아름다운 장관

 

 

밴프에서 복쪽으로 약 65km  떨어진 루이즈 호수를 좁고 구불구불한 1A 국도를 타고 드디어 주차장에 도착했다.

매년 여름마다(혹은 가을에) 적어도 30번 이상은 본 이곳이지만 한 겨울에는 처음 와 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겨 줄지 궁금하기 짝이 없어서 차를 주차하자마자 호수로 통해져 있는 길 위로 내딛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미셀린 타이어 파카를 입은 아저씨는 저 앞에, 주니는 초입부터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그 뒤를 따라가는 나 역시 카메라를 계속 누르고..

 

길 양 옆에 푸른 소나무엔 탐스럽게 눈꽃이 만발 해 있고..

 

하늘도 푸르고, 하얀 구름까지 탐스럽다.

 

우선 시원하게 뻥 뚫린 호수가 눈에 들어 오자 절로 와우~~~ 감탄사가 이어진다.

주니와 미셀린 아저씨도 넋을 잃고 서서 숨을 고르면서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고,

완전히 꽁꽁 얼어붙은 호수에 왼편에는 이이스 하키 경기를 하고 오른편에는 가족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앞에 보이는 캐빈은 여름에는 카누를 빌려타는 곳인데 지금은 넓게 하키장으로 만들어서  기온이 영하 16인데 땀을 흘리면서 한창 하키 경기를 하고 있다.

 

이 커플은 스노우 슈즈를 신고 손을 잡고 호수 주위를 느긋하게 산책을 하고...  그냥 훔쳐 보기에도 너무 영화의 한 장면이다.

 

오른편에는 주로 가족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보통 하키경기가 열리는 실내가 아니라 이렇게 광할하고 사방이 장관인 툭 트인 호수에서 하키를 즐기고 있는 이들이 참으로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호수가에 위치한 유명한 루이즈 호수 호텔...

 

3년 전 여름의 호텔 모습...

 

 

빨간 스노우 슈즈의 커플은 벌써 한바퀴를 돌아서 다시 내 앞을 지나간다...  

 

호수 주위에 이렇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얼음을 잘 만들어 놓았다.

 

눈으로 덮히지 않으면 여름처럼 푸르게 우거진 소나무 숲은 여전하다.

 

주니가 멋진 포즈로 호수 앞에 서서..

 

나도 그 옆에 서서 옆에 있는 분에게 부탁해서 기념으로 찰칵~

(참고로, 주니모는 이렇게 멋진 곳을 마다하고 피곤하고 춥다고 차 안에서 쿨쿨 자고 있음)

 

 

 

    하지만 2년 전 여름의 호수는 이렇게 다른 모습이었다.  

 에머랄드 빛깔의 아름다운 호수와 7월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만년설...

 

 

  겨울엔 꽁꽁 얼어 붙어서 하키 경기를 하는 근처에서 여름엔 남편과 두 딸이 카누를 즐기고...

 

나는 호숫가에서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면서 찰칵 찰칵~~

 

 

 

이번 겨울엔 카누를 빌려 주는 캐빈네서 하키 장비가 대신...

 

여름엔 호수가를 죽 돌던 산책로대신 얼어붙은 호수를 아무데고 돌아 다니고...

 

하늘의 구름은 시시각각 변해서 거대한 imax 스크린으로 감상을 하는 듯...

 

금방 어두웠다가, 환해져서 카메라는 계속 바쁘게 돌아 가고...

 

두 아리따운 아가씨가 유연하게 내 앞을 지나간다..

 

여기서 혼자 저 소멸점까지 직선으로 걸어 가 본다...  여름엔 불가능하기에

근데 생각보다 저 끝이 굉장히 멀다..   돌아 가고 싶은데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영하 20도의 매서운 공기에 얼굴이 벌겋도록 미련하게 그러나 기분좋게 다녀 왔다.

 

 

 

 

생각보다 가족단위로 미리 스케이트를 미리 준비 해 온 사람들이 많다.    서너살 되어 보이는 아이들도 제법 보인다.

 

호텔 가까운 곳에는 40대 초반의 건장한 남자가 ICE CASTLE 을 만들고 있다.

그 앞에서 꼬마들이 기꺼이 나를 위해서 포즈를 취해 주고..

 

 

성문 양쪽에 있는 장미 생화 앞에서 위의 이쁜 애들 엄마가 기념으로 찰칵~

 

나도 다음엔 스케이트나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짊어지고 와서 느긋하게 구석구석 돌아 봐야 겠다.

 

앞의 꼬마는 두살이라는데 요정처럼 스케이트를 잘도 탄다.  이런 곳까지 스케이트와 안전 헬멧까지 준비성이 엿보인다.

 

먼저 팀의 경기가 끝나자 기다리고 있던 다음 그룹이 하키 경기를 시작하고...

 

 

 

 

 

 

 

 

 

 

 

호텔로 가는 길에 아기자기한 캐빈 주위에 눈꽃이 만발해서 바람이 없는 이 길을 잠시 걸어 보고...

 

저 앞에 한 가족이 높게 쌓인 눈을 이용해서 동굴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옹기종기 들어 앉아서 놀고 있다.

 

 

 

주니는 무엇을 생각하면서 걸을까...  거대한 자연의 기를 많이 받고 있울까...  모쪼록 직접 발로 눈으로 가슴으로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 가면 좋겠는데...

 

손을 흔드니 쳐다 본다.

 

정식으로 기념사진 찍자고 하니 고분고분 잘도 포즈를 취해 주고...

 

만년설의 위용이 피부에 느껴진다.

 

어둑해진 하늘이 이제는 신비한 보라빛으로 물들어 가고...

 

활동사진이 따로 없다.

 

점점 몰려드는 구름과 떨어지는 해로 산 꼭대기가 사라지고..

 

영하 20도 아래인데도 졸졸 흐르는 시내물 소리가 생뚱맞기까지 하다.

 

여름에도 만년설이 녹아서 차거운 물이 지금은 얼마나 찰까...   여전히 물은 여름처럼 맑다.

 

 

 

배도 출출하고 두시간 이상을 바깥에서 돌아 다녀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서 호텔 안으로 들어 갔다.

 

오래 된 호텔 내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호텔 로비...

 

호수 전체가 바라 보이는 커다란 창이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유감스럽게도 창가의 자리는 다 차서 그 옆 테이블에 우선 앉았다.  오른쪽의 젊은이는 한시간 이상 저렇게 책을 내내 읽는다.

 

따뜻한 커피, 초콜렛 케이크, Bread pudding cake, 망고 바닐라 아이스 크림을 들면서 배도 채우고, 발도 녹이고...

 

일년에 낮이 제일 짧은 동지날 전이어서 5시가 되자 벌써 주위가 어둑어둑해 져서

너무 어둡기 전에 미끄러운 눈길을 운전해서 약 65 km 떨어진 밴프로 돌아 가기 위해서 아쉽게 자리에서 일어 났다.

 

주차장으로 향하기 전에 일행의 양해를 구하고 마지막으로 다시 찰칵~

호수 초입에는 여전히 시냇물이 졸졸 흐른다.

 

 

이렇게 순백의 장관을 아쉽게 뒤로 하고 이번에는 새로 지어져서 넒고 안전한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밴프로 다시 돌아 오는길은

길을 떠나자마자 바로 아주 깜깜해졌고, 하루 종일 애들마냥 눈에서 겅중겅중대면서 돌아 다닌 탓인지 너무 너무 졸려서 눈을 있는대로 부릅부릎 치켜뜨고 운전을 해야 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아침에 올라 온 좁고 눈이 덮인 오래 된 길보다도 어둡고 미끄러운 이 고속도로가 훨씬 힘들고 고생스러웠다.

 

거기다가 나를 제외한 동행 세명은 세상 모르게 쿨쿨 너무도 곤하게 편히 입까지 벌리고 잘 자고 있어서 내심 부아가 치밀기도 했지만

밴프의 호텔 주차장까지 무사히 귀환하게 해 준 35년 무사고 경력의 운전 기사 턱으로 일식 집에서 포식을 하고 시원한 사케 박스를 마시면서 기분좋게 하루를 잘 마감했다.

 

 

music: shanandoah sung by terfel

from helen's cd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