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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Log/로키산맥

[카나나스키스 여행18]]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를 드디어 완주했다 2탄

by Helen of Troy 2012. 8. 12.

지난번에 이어서 카나나스키스 호수 등산로의 8km 지점에서부터...

 

Upper Kananaskis Lake Trail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 등산길)

 

 

좁은 등산로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8km를 걸어 나오니 갑자기 길이 뻥뚫리면서 호수 주위에 병풍처럼 둘러쌓인 산들이 시원게 눈에 들어 온다.

 

 

기온도 27도로 더워지고,

극성스런 모기에 시달리면서 등산로 8km를 걷다 보니

출출해진 배도 채우고 다리도 쉴 겸

마침 등산길에 위치한 캠핑장의 테이블에 앉아서

준비 해 가지고 간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먹었다.

 

피크닉 테이블 자리가 명당자리이다...

(쉬지않고 달려드는 모기와 왕파리만 빼놓으면)

 

배가 고파서인지 점심을 제일 빨리 먹어 치우고 캠핑장 주위를 돌면서...

한결같은 하얀 만년설이 뽀죡하고 웅장한 산들,

빽빽하게 살아있는 침엽수,

아무렇게나 호수 주위에 널린 마르고 휘어버린 고목들,

울통불퉁한 돌과 자갈,

그리고 그 사이에 듬성듬성 핀 난쟁이 나무와 이끼들

그리고 침엽수 뒤로 맑고 깊은 호수가 함께 어우러진 자연의 걸작품1

 

걸작품 2

 

걸작품 3

이 산의 중간 허리부분을 돌아 가야한다.

 

 

거울같은 호수가 있는 자연이 낳은 걸작품4

 

 

자연이 낳은 걸작품 5

 

 

자연이 낳은 걸작품 6

 

 

자연이 낳은 걸작품 7

 

 

해발 2670 미터를 자랑하는 인디파티거블 산 (Mount Indefatigable)

대부분의 산이 암석으로 되어있고, 아래부분부터 서서히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로키의 산을 계속 배낭과 침낭 그리고 텐트를 등에 매고 하이킹을 하고 싶은 방문자들을 위해서

이 등산길에 20개의 이런 캠핑시설이 되어있다.

사각형의 판판한 곳에 텐트를 치고,

불을 지필 수 있는 화덕과 피크닉 테이블이 준비가 되어 있다.

 

 

걸작품 8

 

 

점심을 먹고 다시 인디파티거블 산으로 향하는 길로 다시 출발~

 

 

처음으로 맏이와 함께...

늘 엄마짐까지 챙겨넣은 무거운 가방을 매고 씩씩하게 다니는 고마운 딸이다.

 

1901년에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Walter Wilcox 씨가 정상에서 카나나스키스 컨트리의

아름다운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기록했다.

 

 

자연이 낳은 걸작품 9

 

 

산에 가까워지면서 경사도 조금씩 높아지고...

 

 

인디파티거블 산은 1917년에 세계 1차 대전에 참전한 군함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삐죽삐죽하고 날카로운 돌산에도 대단한 생명력으로 아름답게 피어 난 야생화와 이끼들...

몇천년이 흐르면 Primary succession 역할을 하는 이들의 도움으로 이곳에도 꺽다리 침엽수가 자리잡겠지..

 

 

단단한 돌 사이에 듬성듬성 어린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고...

 

 

나무가 줄어들면서 땡볕이 뜨겁지만, 다행히 모기의 극성은 줄어들고...

 

딱딱한 돌 위에서 모든 생물의 밥줄을 제공해주는 첫 주자인 이끼가 사뭇 위대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단단한 돌도 이끼의 뿌리와 화학성분으로 조금씩 약해지고 점식되어서

모든 동물의 먹이가 되어 줄 식물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필요한 흙을 제공해 주기때문이리라..

 

둘부리에 걸리지 않게 아래만 바라보고 걷는다.

부실한 사진실력으로 산 위의 파란 하늘이 영 희미하기만 해서 아쉽다.

이럴 때마다 빛의 강도에 따라서 자유자재로 파노라마 view로 감상 할 수 있는

사람의 눈이 그저 고맙고, 신비하고 놀랍다.

 

출발한지 15분만에 벌써 목이 말라서 큰딸 가방에서 차거운 물병을 꺼낸다.

덕분에 가방이 많이 가벼워져서 좋아한다.

 

다시 산을 오르고...

 

잠시 숨을 고르느라 멈추어 서서 뒷편에 보이는 산도 바라보고...

 

앞에 보이는 산의 정상도 바라보고...

 

모처럼 가지고 간 망원렌즈를 끼고 앞으로 땡겨도 보고...

 

복덩이 아들과 막내가 힘들다고 징징대서 잠시 길바닥에서 철퍼턱 앉았다.

늘 그러하듯이 큰딸 진이는 꿋꿋하게 가받도 내려 놓지않고 그냥 옆에서 서서 기다린다.

 

다시 쉬면서 뒤를 보니...

 

트리라인에 가까워진다.

 

점점 올라 가면서 호수도 저 아래 멀리 보인다.

 

캠프장에서 강을 건너서 약 4km 를 걸어 올라온 지점에서...

 

돌산이지만 좁다랗게 사람의 발자국 흔적이 남은 등산길을 걸어 올라간다.

 

저 아래 모래사장까지 있는 호수의 작은 섬이 눈에 들어 온다.

 

우리는 점점 가파러지고 험난한 산을 뻘뻘거리며 올라가고...

 

산 허리에서 잠시 벤치에 앉아서 5분간 휴식 중...

 

이렇게 전망이 좋은 곳에 벤치에 앉아서 360도 주위에 둘러쌓인 산들을 바라보는 것이

혼자 보기에 아까울 정도로 감동스럽다.

그런데 이 둘은 그저 사서 고생만 하는 이 지긋지긋한 길을 빨리 벗어날 생각에

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오히려 원망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하기만... 

 

우리가 올라 온 길에 두 사람이 걸어 올라온다.

 

자연이 낳은 걸작품 10

 

헛발을 내딛기라도 하면 아래로 그냥 주~~~~~~욱

 

여기서 왼편으로 꺽어져서 산허리를 돌아서 약 1 km를 올라가는 내내

힘이 들어서 도저히 더 올라가기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막내와 복덩이 아들성화에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14km를 이미 걸어서 힘이 부친 나도 못 이기는 척 얼른 앞장 서서 내려 오기 시작했다.)

 

산을 내려와서 다시 시계 방향으로 호수가에 있는 길을 걷기 시작하자 발걸음이 가벼워진 막내...

 

이 두 부녀는 여전히 산의 정상까지 못 간 것이 아쉬운 듯...

 

걸작품 11

 

   

인증샷도 찍고...

(모처럼 뒷꽁무니가 아닌 앞을 바라보며)

 

산책 길 곳곳에 누군가를 기념하면서 기증한 벤치가 놓여 있어서 잠시 쉬어 갈 수 있어서 좋다.

 

뽀족하고 성가신 돌길에서 소나무잎이 두껍게 깔린 푹신하고 안전한 등산길로 접어 들었다.

점점 더워오는 날씨에 고맙게도 시원한 그늘이 생겨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아직 5 km 가 더 남았다고 표지판이 알려준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가끔씩 시원한 만년설이 있는 산들이 눈에 들어 온다.

 

누나와 도란도란거리며 걷는 복덩이...

돌아가는 길이라니 군소리없이 제일 앞장서서 재빨리 걷는다.

 

그늘이 그리운 지점이다.

 

lower and upper 카나나스키 두 호수가 만나는 지점이다.

호수의 물로 수력발전소가 있는 곳을 통과...

 

이 지역의 전기공급에 큰 역할을 하는 발전소이다.

 

걸작품 12

 

왼편 Lower Kananaskis Lake 와

바른편에 보이는 Upper Kananaskis Lake 사이에 길이 있고,

저 멀리 두개의 주차장 중에 하나가 보인다.

차를 여기에 주차를 하고 여기서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차를 주차해 둔 주차장까지 계속해서 시계방향으로 향했다.

 

싸 들고 온 모든 스낵과 음료수를 먹어 치우면서 마지막 휴식을...

 

걸작품 13

 

걸작품 14

 

한가족이 한가하게 호수가에...

 

우리 가족은 또 걷고...

 

이쪽 등산로는 십여차례 다녀가서 눈에 익은 길이지만 만만치 않다.

 

가벼워진 누나의 가방을 매고 가는 아들은

파른 절벽이 아래에 있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무서워서 조심조심 걷는다.

 

어렸을 때는 무섭다고 울고 불고하더니 그래도 이제는 혼자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어서

모두들 잠시 기다린다.

 

걸작품 14

 

걸작품 15

 

걸작품 16

 

나의 걸작품 1

과거 10년간 매년 요 바위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 왔는데 올해도 역시...

 

3년전부터는 아빠도 합세해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데...

 

복덩이 아들은 늘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우리를 기다린다. 

무슨 사색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앞에 널린 고목때문인지  그냥 마음이 무겁고 짠해진다.

 

다시 길로 올라와서...

3년 전에 바로 이 부근에서 곰 한마리와 맞딱뜨려서 십년감수한 장소이다.

 

걸작품 17

 

 

 

걸작품 18

 

걸작품 19

 

걸음도 늦고, 사진 찍느라 뒷전으로 처지는 나를 기다려주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래도 거의 17 km 까지 잘 따라 준 아들이 제일 대견하고 고맙다.

가족과 함께 힘이 들더라도 참고 끝까지 하는 것을 배우는 연습을 하도록

어려서부터 울고 소리치는 아들을 이렇게 늘 끌고 다닌 덕을 보나 보다.

 

이 곳의 나무들은 왜 이렇게 죽어가는지 ....

 

길을 떠난지 꼭 6시간이 지났다.

 

배가 고프당...

 

걸작품 20

 

갈 길이 멀지 않은 걸 아는지 다들 그냥 조용히 폭신한 길을 걷는다.

 

우리 가족의 늘 걷는 순서이자 거리가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땀에 젖은 몸을 시원하게 해 주는 만년설을 잠시 바라보고...

 

드디어 19 km의 등산길의 마직막 길로 들어섰다.  큰딸은 안내표시를 보면서 확인을 하고...

아들은 계속해서 옆도 안 보고 주차장으로 향하고...

 

호수 주위와 인디파디거블 산을 돌아서 주차장 부근까지 왔다고 표지판이 고맙게 알려준다.

 

걸어가는 아들을 다시 불러 세워서

억지로 19 km를 종주한 기념샷을 박았다.

 

뿌듯한 맘으로 나머지 길을 다시...

 

해가 지는 서쪽하늘이 아름답다.

 

주차장으로 들어서서...

 

어둑해진 호수위에 낚시배가 물을 가르고 간다.

 

오전 11시 15분에 출발해서 7시간이 조금 지난 저녁 6시 30분에

어퍼 카나나스키스 호수 트레일을 드디어 처음으로 완주하고 차에 올라타서

안락한 의자에 몸을 기댔다.

 

 

 

 

 

 

music:  shananadoah

sung by B. Terf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