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계속 눈이 쉬지않고 내려서 심기가 불편하던 차에
봄의 첫날이라는 3월 21일에는 봄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하루 반나절에 35 cm 의 눈이 추가로 내려서 기분이 영 꿀꿀하기만 했다.
거기다가 오늘아침 기온은 영하20도로 내려가서
동장군에게 원투 펀치로 보기좋게 얻어맞고 두 손 높이 들고 백기를 들어 버렸다.
탐스러운 눈이 펑펑 내리는 21일 오전...
스키장이 따로 없는 뒷마당 쪽 눈오는 풍경..
앞마당도 그저 눈, 눈, 눈...
워낙 눈발이 세서 온통 회색빛이다..
정오가 지나는데도 지치지도 않고 퍼붓는 눈...
집 앞 드라이브웨이에 쌓인 눈을 치워서 눈산이으로 옆집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반대편 쪽도 그저 흰눈에 푹 빠지긴 마찬가지...
퇴근 후에 궁시렁거리면서 베란다에 쌓인 눈을 깔끔하게 치우는 복덩이 아들...
다음날 다행히 눈도 멈추고 오랜만에 눈부신 햇살과 파란 하늘이 반겨준다.
집집마다 눈을 치워서 생긴 눈산들이 길을 가로 막고 있다.(3월 22일)
부활절 휴가로 오랜만에 집에 온 큰딸은 연일 눈을 치우느라 고생이 심한데도
큰딸보다 더 높게 힘들게 치운 눈언덕 사이에서 활짝 웃고 있다.
매일 네 다섯번을 나가서 우리집만 아니라
따뜻한 남국으로 절묘하게 10일간의 폭설을 피해서 2주간 휴가를 떠난
이웃집 드라이브 웨이와 코너집이라서 엄청 긴 sidewalk 의 눈까지 치우느라
큰딸과 둘이서 완전 중노동을 해야했다.
그래서.....
연일 내린 눈으로 언제 올지 기약도 없는 봄을 기다리기 보다는
1300 km를 운전해서 기후가 온화한 d옆동네 British Columbia 주와
오랫동안 보지 못한 태평양 바다를 향해서
마침 내일부터 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떠나기로
한숨에 오늘 결정을 내리고
내일 새벽같이 떠나기로 했다.
거쳐갈 도시 몇 곳들...
온화한 기온 덕분에 포도재배가 적합해서 맛좋은 포도주를 생산하는
Kelowna, BC
험난하고 높은 자스퍼 국립공원을 지나서
한국처럼 완만한 산들과 강 그리고 호수가 있는 Kamloops, BC
자스퍼 국립공원 내의 말린 호수 (Maligne Lake in Jasper National Park)
주로 2년에 한두번 꼴로 여름에만 방문해서 초봄의 로키모습은 어떨지 사뭇 궁금하다..
(아마도 집에서보다 더 많은 눈이 있으리라....)
탤버트 호수 (Talbot Lake)
로키를 통과하는 험난한 산길이 운전하는데 미끄럽지 않기를
그리고 나쁜 기후로 고생을 한 우리 가족을 불쌍히 여기사
맑고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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