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저녁 8시에 에힝언의 리브프라우언 성당에서 가진 첫 합창 연주회
지난 22년간 활동해 온 RES 합창단이
2013년 7월 3일부터 7월 16일까지 2주일간
독일의 여섯 도시에서 순회 공연겸 관광여행을 다녀왔다.
이틀간의 뮌헨에서 관광을 즐긴 후에
2주일간 전세를 낸 두 대의 버스를 타고 뮌헨에서 서쪽으로 약 150 Km 떨어진
Ulm을 거쳐서 서쪽으로 약 25 Km 정도 더 가면
첫 합창 공연히 계획된
다뉴브(도나우강)의 왼편 강변에 위치한 에힝언에 도착했다.
에힝언(Ehingen)은 인구가 약 27,000명의 소도시로
961년경부터 문헌에서 거론되기 시작해서
Berg 왕조가 지배하던 12-13세기에 번창하기 시작했다.
1346년에서 1805년까지 거의 500년간 에힝언은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다가, 1805년에 맺은 프레스부르크 조약에 따라서
뷰르템부르크 왕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에힝언 중심에 위치한 넓다란 광장
작은 소도시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에힝언 여름 뮤직 페스티발이 개최되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으로 감상하기 위해서
주위의 많은 소도시와 마을의 주민들이 리브프라우언 성당으로 매일 밤 모여든다.
여름 뮤직 페스티발의 주 공연장으로 쓰이는 리브프라우언 성당은
바로크 풍의 아름다운 교회로
프란체스코 수도회(Franziskanerkloster)와
에힝언 음악전문학교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이날 공연의 수익금은 "Ehinger Freundeskreis fur Migranten"
(에힝언의 떠돌이 해외 이민 노동자들의 친구들) 자선단체에서
이주자들이 독일 사회에 순조로운 정착을 위해서 카운셀링, 언어교육,
학생지도 활동에 필요한 기금에 보태어졌다.
사랑하올 성모님 성당(Liebfrauenkirche), Ehingen, Germany
단원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그날 저녁에 공연할 성당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외부와 달리
성당 안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내부 모습에
모두들 말을 잃은 채 천천히 교회 내부를 둘러 보았다.
성당 왼편....
성당 오른편....
정교하게 마호가니와 밤나무로 제작된 조각품들과 유화가 눈에 들어 온다.
어두운 색조의 나무, 화려한 황금이
하얀 벽과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 온 햇빛과 아름다운 대조를 보여준다.
20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좌석에서 긴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나도 잠시 오랜 세월로 사람의 손때와 무게로 닳은 이 곳에서 잠시 무릎을 꿇고 감사기도를 드렸다.
첫 공연이 열릴 성당 내부를 찬찬히 보면서
어떤 소리(acoustic)와 화음이 만들어질지 설레임이 앞선다.
곧 4시에서 5시 반까지 며칠만에 처음으로 발성연습에 이어서
약 1시간간 연주할 곡들을 하나씩 연습했다.
연습을 끝내고 오래된 동네 골목길을 걸어서
이미 저녁 예약이 된 동네의 아담한 호텔로 향했다.
저녁 6시가 되어서인지 한가한 에힝언 동네 길...
저녁 식사 예약이 된 깔끔하고 아름다운 애들러 호텔(Hotel Adler)..
호텔의 식당에 들어서니 60여명의 합창단원들과
함께 동행한 가족들을 포함해서 100명의 손님들을 위해서 테이블이 잘 준비되었다.
다들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100명이 넘는 손님들이 빠른 시간 내에 따뜻하고 맛난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도와 준 부억 스태프와 홀 서빙을 해 준 직원들을 앞에 모셔놓고
합창단원들이 모두 일어나서 즉흥적으로 독일 민요 두곡을 선사한 후에 큰 박수로 보답했다.
저녁을 배불리 잘 먹고, 도나우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작은 개울을 끼고
난 작은 길을 걸어서 다시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에 도착해서 일단 옷을 갈아 입을 수 있게 성당 지하에 마련해 준
커다란 방에서 합창단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공연준비를 서둘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남편을 포함해서 합창단과 함께 동행한 가족 멤버들이
공연 모습을 제대로 담기 위해서 이층에 있는 성가대 좌석으로 올라 가서
제대 앞에 준비된 무대를 카메라에 담았다.
1회 공연 프로그램
공연 1부가 끝나고, 지휘자인 라츨라프 박사와
반주자 리앤 레거 박사가 청중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2부에 반주없이 아카펠라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모습...
제대가 그리 큰 편이 아니어서
왼편에 서 있는 소프라노 멤버들은 왼편 벽 가까이까지 서서
노래를 불러서 불행히도 사진에서 짤려 나갔다.
부 지휘자의 리드로 캐나다와 미국의 민요와 흑인영가를 연주하는 모습...
공연의 두번째 파트가 끝난 후,
단원 중 독일어가 능통한 베이스 요헨씨가
약 400명의 청중들에게 합창단 소개와 함께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나서 청중들의 뜨거운 기립박수에 힘 입어서
두 곡의 흑인영가를 앙코르로 선사한 후에 청중들에게 지휘자님이 인사를 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
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사제관이 딸린 아담한 빌딩에서
신자들과 뮤직 페스티발 임원들이 다양한 샌드위치와 홈메이드 쿠키와 파이를
손수 만들어서 푸짐한 리셉션 파티를 열어 주었다.
날도 덥고, 공연도 무사히 잘 끝난 후라서
시원한 독일의 동네 맥주가 더 목에 잘 넘어간다.
이 사진에 잠시 멈추었다.
이렇게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을 때만 해도
가운데에 앉아 계신 분이 이 공연여행 후
불과 6개월 후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실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에힝언 뮤직 페스티발 주최자 대표(오른쪽), 성당 사목위원회장(가운데)와
이민 노동자들을 위한 자선단체 임원(왼쪽),
그리고 보라색 상의를 입은 합창단 대표가
멋진 공연을 위해서 힘쓴 수고에 서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첫 공연 일정을 마쳤다.
다음날 아침 두번째 공연이 계획된
울름(Ulm) 으로 가기 위해서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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