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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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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ished Music/나누고 싶은 음악

아름다운 가을엔 요한 세바스천 바하 작곡의 프랑스 조곡 5번과 6번과 함께....

by Helen of Troy 2015. 9. 15.

 

찬란한 여름은 너무도 짧기만 하고, 가을이 유난히 일찍 찾아오는

동토의 나라 캐나다 우리동네는 9월에 접어들자,

가을이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이,

아침 저녁으로 한자리 숫자의 기온으로 피부로 다가 온다.

 

9월초 개학과 더불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때가 되면

늘 그러했듯이, 대책없이 맘만 앞세우고 벌려 놓았던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씩 짚어보고, 시작만 한 것들은 과감히 리스트에서 삭제해 버리고,

그나마 중간정도까지는 실행에 옮긴 것들을 몇개 추려서

올해가 가기 전에 그것들이나마 끝까지 정진해 보자고 맘을 다잡곤 하는데,

이번 주말에 연초보다 아주 소박하고 짧아진 리스트를 정리 해 보았다.

 

과감하게 칼질을 당한 목록 중에서 살아남은 것들 중에 하나가

나의 음악적인 우상인  요한 세바스찬 작곡의 프랑스 조곡 2 작품 전곡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바하가 작곡한 프랑스 조곡과 영국 조곡은 각기 6개의 댄스곡으로 이루어졌는데,

각 조곡은 다양한 템포와 스타일의 춤곡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피아노급수 시험이나 연주회에 필요한 곡만 연주하다보니

한 조곡이라도 전곡을 차례대로 다 배우거나 연주해 본 적이 없어서

연초에 적어도 두 조곡을 새로운 감각과 자세로 다시 시도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새해 계획서에 올려졌었다.

 

바하가 오랫동안 오르가니스트와 성가대 지휘와 지도를 맡았던

독일 라이프찌히 소재의토마스 교회 옆에 있는 바하의 동상 앞에서 (2013년 7월)

 

 

 

요즘, 나이가 들면서 딴에는 삶을 관조하고, 남에 대해서 관대해진다고 믿고 지냈는데,

그 생각이 큰 착각이고 자신을 합리화로 포장한 독단의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을 때마다

내 자신이 초라 해지고,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그리고 해가 짧아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면,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이 비수가 되어서 가슴앓이를 하게 되기도 하고

허무함과 고독감, 그리고 멜랑콜리에 젖은가을병을 앓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이럴때마다 최고의 제일 좋은 처방약은 역시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언제나 보듬어주어서,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안겨다 주는 클래식 음악이다.

그냥 수동적으로 감상하기 보다는, 매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음표 하나 하나가 모여서

만들어진 피아노 걸작품이나 성악곡을 배워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다보면

어느덧 심란하고 무겁던 마음도 가벼워지고,

원망스러웠던 일이나 사람들을 다시 관대하게 대할 여유가 생기곤 한다.

 

올해 가을에는 바하가 작곡한 프랑스 6개의 조곡 중에서 삶의 탄력을 얻기 위해서

어둡고 무거운 단조로 작곡된 조곡 대신에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장조로 작곡된 5번부터 시작해서 내친 김에 6번까지 밀고 나갈 생각을 하니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는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첫날부터 새벽 1시까지 연습으로 시작했다.

 

 

프랑스 조곡(The French Suites, BWV 812-817)은

바로크의 거장 요한 세바스천 바하가 작곡한 곡으로

바하가 가장 왕성한 작곡활동을 하던 30대에 6개의 조곡 형식으로 만들어진 걸작품이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들이면 반드시 접해 보는 그래서 '피아니스트의 성경책' 이라고 일컬어지는

바하의 평균율 곡집, 인벤션과 더불어 바하의 천재성이 가장 돋보이는 피아노 작품이기도 하고

학생들에겐 교육의 차원으로 봐도 최고의 작품집이다.

 

프랑스 조곡은 춤을 추기 위한 댄스라기 보다는 각 댄스의 독특한  리듬과 분위기를 살린

다양한 댄스를 모은 장르의 피아노 작품이다. 

 

 

로맨틱 음악처럼 화려하고 현란한 기교와, 감미로운 선률, 넘치는 감정으로 포장되지 않고

군더더기없이 오로지 절제된 멜로디와 순수하지만 절묘한 화음으로

우리 인간의 내면세계 깊숙하게 자리잡고 들어와서 음악의 본질을 정직하게 전달해 주고

우리의 영혼을 순화시켜주는 바하의 프랑스 조곡의 아름다운 댄스 선률을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의 연주를 편히 감상해 보세요.

 

프랑스 조곡 5번 in G major, BWV 816
András Schiff, Piano
알레만드( 독일댄스, Allemande) 0:00
쿠란트 (빠른 템포의 이태리/프랑스 댄스, Courante) 2:58
사라반드(스페인풍의 느린 3박자 댄스, Sarabande) 4:31
가보트(빠른 템포의 4박자의 프랑스 민속댄스, Gavotte) 8:47
부레(빠른 템포의 프랑스 댄스, Bourrée) 9:55
루리(느린 템포의 프랑스 북부 댄스, Loure) 11:03
지그(활기찬 댄스, Gigue) 12:49

 

 

 

 

프랑스 조곡 6번,  No. 6 in E major, BWV 817
András Schiff, Piano
Allemande 0:00
Courante 2:15
Sarabande 3:47
Gavotte 6:58
Polonaise 8:04
Menuet 9:28
Bourrée 11:08
Gigue 12:35

 

 

 

2014년 9월 20일, 울동네에서..

 

 

"Art is long, and Time is fleeting,
And our hearts, though stout and brave,
Still, like muffled dreams, are beating
Funeral marches to the grave."

-   Henry Wadsworth Longfellow, A Psalm of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