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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캐나다에서

길 위의 곱게 단장한 피아노들..

by Helen of Troy 2016. 8. 5.




어제 이메일을 한통 받았다.
보낸 사람은
올해 2월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한
다섯살된 매티유 엄마인 크리스티나였다.

3주간 캐나다의 서쪽 끝에 위치한 밴쿠버 섬으로
가족여행 중에 밴쿠버 섬 해변가 곳곳에 있는 피아노를 발견하고
어린 나이지만 피아노치기에 재미를 부쳤는지 매일 연습을 하는
매티유에게 기대도 못한 곳에 있는 피아노를 만나서
너무도 신기하고 반가웠는지 짧게 이메일을 보내 주었다.



Hi,
There are pianos placed all along the shorelines in various places.

Strange but fun! Wish we would have brought Matthews music books.

See you in awhile for our August lesson,


Christina and Matthew.


 





참고로 밴쿠버 섬(Vancouver Island)는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 서쪽 태평앙에 위치한 섬으로

면적이 32,130 km² 로 남한 면적에 약 1/3 크기에 해당하는 커다란 섬으로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청정 지역으로 여름이면 가족들이

즐겨 찾는 아름답고 깨끗한 섬입니다.





위의 피아노 사진을 보니,

나 역시 4년 전 해안이 아니라

커다란 도심지 길 위에 있는 피아노를 연주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2012년 캐나다 동부 여행 후에

친정인 토론토에 한동안 머무는 동안에

예전보다 완전 새단장을 한 시내모습 구경을 하느라 매일 시내로 출근하다시피 했는데,

특히 그때에 만난 아름답고 특이하게 꾸며진 "길 위의 피아노"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이 기회에 소개해 봅니다.


















































나도 질세라 앞에 아저씨의 연주가 끝난 후에 잠시 연주하기도...

조금씩 몰려 든 사람들의 신청곡들 중 기억에 나는 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하다 보니

한동안 저 곳에 머물렀는데 누눈가가 시원한 맥주 한병을 갖다 주어서

시원하게 들리킨 기억이 난다.

 


로얄 컨서바토리 빌당 앞에 있는 피아노는

유난히 클라식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어서

연주수준이 단연 높은데,

피아노의 문외한인 남편이 겁도 없이 피아노 앞에 앉아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어설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만 해도

풀 한포기 없는 사막을 홀로 걷는 것과 비슷할것 같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언어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멜로디와 리듬이 가미되어서  언어영역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우리의 감정을 오히려 더 정직하로 세심하게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때에 머리 싸매고 공부하던 미분 적분, 경제이론, 통계학의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40년도 전에 연주하던 곡은 언제 어디서나 기회가 주어지면

바로 어제 배운 것처럼 자연스럽게 저 깊은 무의식에서 절로 실타래 풀리듯이 나오는 걸 보면

음악은 우리네 삶에서 빼놓을 수 없을만큼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고, 감동시키고, 표현하고, 이해하고 위로받는

고마운 선물이자 인샌의 동반자 같은 존재이다.


문화와 풍습 그리고 배경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이 대단한 음악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한 이 이벤트는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막 음악을 접한 매티유도

평생 음악이라는 동반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살기를 바래 본다.




꼬리글:

Play Me, I'm Yours 프로젝트는

ㅇ영국출신 아티스트인 루크 제람(Luke Jerram)이 2008년에 시작되었는데,

이 프로젝트는  해당 도시 기관으로부터 공연 허가없이는

야외공연이 금지된 것에 대한 룰을 반대하는 의도를 보이기 위함이었다.

현재까지 지구촌의 50여개의 도시에

 1,500여개의 피아노들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도시의 길, 공원, 재래 시장, 기차역 등에 배치된 이 피아노의 주된 목적은

시민이면 누구나 피아노를 즉흥적으로 연주를 통해서

다양한 음악으로 시민들이 살고 있는 도시와 연결되어서

도시의 환경과 도시계획에 관심을 갖게 해 주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길위의 피아노들은 그 도시 출신 아티스트들에 의해서

눈을 사로잡은 디자인과 색상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는 8우러 21일까지 스코틀랜드의 아버딘(Aberdeen) 도시에

대부분의 피아노들이 시내 곳곳에 배치되었고,

싱가포르에도 5개의 피아노가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가을에는 미국의 보스톤과 독일의 뮨헨에 재 배치될 예정이며

2017년에 배치될 도시를 선정 중에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