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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s Scrapbook/좋아하는 영시

[좋은영시 감상85]Future Plans by Kate Barnes-케이트 반스작의 미래계획

by Helen of Troy 2017. 1. 10.



새해가 시작한지도 벌써 10일이 후딱 지나갔다.

12월 내내 독감으로 골골하다가, 새해에 겨우 징한 독감을 떨쳐 버리고 나니

이제서야 홀 한해를 어떻게 무엇을 하면서 살 지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나이가 들면서 새해 계획들(New Year's Resolutions) 들의 숫자도 줄어 들고,

소박하기 그지 없건만, 그 마저도 연말 정산을 해 보면 늘 미달로 빨간 숫자인채

대책없이 다시 새해를 맞곤 하면서 아예 그 소박한 계획도 세우는 일도 주저하게 된다.


두어달 전에 읽은 시를 그저께  다시 한번 천천히 감상하면서

올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 역시 시의 여주인공처럼 한번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Future Plans (미래계획)

by Kate Barnes (케이트 반스)      


        

When I am an old, old woman I may very well be
living all alone like many another before me
and I rather look forward to the day when I shall have

a tumbledown house on a hill top and behave
just as I wish to. No more need to be proud—
at the tag end of life one is at last allowed
to be answerable to no one. Then I shall wear
a shapeless felt hat clapped on over my white hair,
sneakers with holes for the toes, and a ragged dress.


언제인가 내가 나이를 먹고 노파가 되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래 왔듯이

나도 혼자서 살게 되겠지.  그래도 나는 언덕 위에 있는 

낡고 허물어져가는 집에서 내 마음 내키는대로 살 그 날이

오히려 설레이며  은근히 기대가 된다.  굳이 자존심을 지킬 이유가 없으니 --


My house shall be always in a deep-drifted mess,
my overgrown garden a jungle. I shall keep a crew
of cats and dogs, with perhaps a goat or two
for my agate-eyed familiars. And what delight
I shall take in the vagaries of day and night,
in the wind in the branches, in the rain on the roof!



I shall toss like an old leaf, weather-mad, without reproof.
I'll wake when I please, and when I please I shall doze;
whatever I think, I shall say; and I suppose
that with such a habit of speech I'll be let well alone
to mumble plain truth like an old dog with a bare bone




한글번역: Nancy Helen Kim©




대부분의 삶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그동안

누군가의 딸로, 언니, 누나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직장 상사로, 직장 동료로

선생으로, 이웃등 다양한 모자(역할)를 쓰고 맡은 역을 잘 연기하는 배우처럼

늘 종종거리며 앞만 보고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 왔다.

거기다가  주어진 역을 잘 해 내는지, 누가 어떤 평가를 하는지 늘 신경을 쓰고 살다 보니,

 자연히 내 자신의 의지와 의견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그 역할의 노예가 되어간다는 생각에 언젠가부터 서글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좋아진 것 중 하나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고, 체면을 차리지 않아도 좋고,

타인의 행동이나 말에 전보다 조금씩 의연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이 시의 여주인공처럼 지금부터라도

누구를 위한 삶, 누구에게 보이는 삶을 살기 보다는

마음 가는대로 유하게 사는 법을 조금씩 연습하면서

후일에 당당하게 살게 되는 날을 기대 해 본다.




바람부는 그리스 폴레간드로스 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