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매에 내 놓은 뜨게질 소품 #1 숄
내가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합창단은 매 공연 시즌마다 5-6번의
대규모 공연이 무대에 올려진다.
일류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지급되는 경비와
공연홀을 임대하는 경비가 많이 들어가서
정기적으로 다양한 기금 모금 행사를 펼쳐 왔다.
그 중 한 행사가 서면 경매 혹은 침묵의 경매 행사(Silent Auction)인데
경매 행사마다 평균 $15,000 의 기금이 조성되는 행사라서
단원들이 9월부터 직접 발을 벗고 추진하는 소중한 행사로
올해는 11월 말 토요일 저녁에 이 행사가 열렸다.
올해 경매에는 코바늘로 만든 다섯점의 숄/스카프
이 서면 경매 행사를 위해서 합창단원들이 직접 다양한 아이템들을 기부하거나,
음악 렛슨, 디너 파티, 여행권, 캐이터링 등 서비스를 기부하기도 하고,
단원들이 대기업이나 공공 단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도자기, 커피, 차, 그림, 화장품, 베이커리, 옷, 악세사리 등을 파는 소규모 비지네스와
미용실, 스파, 피부관리, 마사지, 식당, 카페, 의사, 등 서비즈 업소를 찾아 가서
요청한 기부에 응한 분들이 내놓은 다양한 아이템과 서비스들이 경매에 나온다.
이렇게 나온 다양한 아이템과 서비스를 보통 경매처럼 경매자들과 구매자들이
큰 소리로 입찰을 외치기 보다는,
아이템마다 앞에 놓여진 서류에 원하는 입찰 금액을 적어 놓으면
입찰이 마감된 후에
최고 가격에 입찰을 한 구매자에게 돌아가는 방식으로 경매가 이루어지는
소위 '침묵의 경매'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이 경매 행사의 날짜가 이미 1년 전부터 공지되어서, 나는
그동안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뜨게질해서 만든 여섯가지 소품을 경매에 내 놓았다.
뜨게질 소품 #1 & 2
비치색상의 첫번째 아이템 숄
su
소재는 'Sundande' 사의 'Soleful Shades' 의 털실이며
바늘은 5.5 mm 굵기의 코바늘을 사용했다.
이번에도 기꺼이 숄 모델을 서 준 막내 덕분에 숄을 잘 선보일 수 있다.
이 색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넉넉하게 주문했는데도 털실이 딱 4개만 남아서
이 패턴으로 두개를 만들어서 경매에 내 놓았다.
뜨게질 소품 #3
1번과 같은 패턴이지만 소재가 다른 3번 숄
이 소품의 소재는 'Premier' 사의 'Wool-Free Lace'
코바늘 5.0 mm 이 사용되었다.
길이는 185 cm, 폭은 40 cm
실버와 구리빛 금속소재가 고급스러워 보인다.
숄 패턴은 1번과 동일하다.
뜨게질 소품 #4
핑크에서 진보라까지 다양한 보랏빛 스펙트럼의 소재가 화사하고 우아한 숄
s
털실 소재는 1번과 동일한 'Sundance' 사의 보랏빛 색상 털실 소재
차거운 색상을 좋아하는 이들이 탐을 내는 색상이다.
뜨게질 소품 #5
4번 소품과 디자인은 같으나 다른 소재로 만든 숄
뜨게질 소품 #6
폭신하고 따스한 아기 이불
대바늘로 겉뜨기와 안뜨기를 번갈아서 만든 이불은,
털실 소재가 도톰해서 7.0 mm 대바늘을 사용했다.
무채색 털실이라서 아기의 성별에 구애받지도 않고, 쉽게 세탁기로 빨 수 있어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여는 'baby shower' 파티 선물로 반응이 좋은 아이템이다.
Silent Auction (서면 경매)에서...
이번 경매를 주관한 3인방들이 행사 전에 준비를 하고 있다.
오른편의 알토 텔리아는 과거의 모든 경매 행사를 주관하고,
20년간 합창단의 회계를 담당해 온 봉사의 아이콘이다.
행사장 입구에서 테이블 가운데에 놓을 꽃장식과 랜턴을 만들고 있는 알토 캐롤, 조앤, 해나 단원들
조금씩 경매에 나온 아이템들이 테이블에 세트가 진행중이다.
준비된 테이블 센터피스를 들고 있는 마샤
왼쪽에 오랫동안 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지휘자 라츨라프 박사가
전 베이스 멤버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1년 반 후에 은퇴할 계획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식탁 테이블 세트도 끝나고...
드디어 경매 행사 티켓을 사신 손님들이 하나씩 몰려 든다.
오신 손님들이 경매 테이블에 나온 아이템들을 둘러보고 있다.
경매에 나온 미술품과 커다란 퀼트 소품
경매에 나온 유화, 소금/후추 크리스탈, 수제 바구니, 수제 카드, 홈메이드 꿀들..
그리고 경매가격을 써 놓을 수 있는 서류들이 놓여있다.
매년 멤버들이 직접 만든 평균 케이크 20개가 경매에 내 놓는다.
케이크 앞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케이크의 재료가 소상하게 적혀 있다.
셰롤이 만든 나무 모양의 케이크는 준비하는데 7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케이크들은 한 테이블마다 경매에 부친 케이크를 입찰해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고
따로 준비된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서 집에 가져 가기도 한다.
올해는 경매에 23개의 케이크가 나왔는데,
$80 에서 $230에 걸친 가격에 입찰되어서
단원들이 만든 케이크 경매로만, 약$3,000 - $4,000의 기금이 모여진다.
한 테이블에 앉은 8-10명이 입찰가격을 똑같이 나누어서 분담해서 낸 돈으로 기금이 마련되기도 하고,
식사 후 근사한 디저트로 먹는다.
각 테이블이 입찰한 케이크만이 아니라
서로 남은 조각들을 두루 두로 교환해서 최소한 너덧가지의 디저트를 맛을 보다 보면
섭취한 칼로리가 상당해지는 압박감이 들게 된다.
중간 벽에 내가 내놓은 뜨게 소품들이 걸려 있다.
오늘 사회를 맡은 소프라노 멤버 케서린
테이블 번호가 호명되는 순서대로 부페저녁이 시작되고...
15번 테이블에 나와 함께 앉은 사람들도 드디어 부페 라인에서 음식을 담고 있다.
(헬렌은 오른쪽 세번째)
베이스 멤버 라인트의 아내 마이크가 직접 솜씨를 부려서 4사람을 위해서 준비한 만찬에
초대될 행운을 얻는 재미난 아이템도 등장...
매년 합창단에서는 재능있는 신인 성악가를 선정해서
$4,000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는데,
작년 수상자인 엘리자베스양이 토론토에서 날라와서 무대에서
푸치니 작의 라보엠 중의 아리아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아리아를 열창하고 있다.
지휘자이자 은사인 라츨라프 박사와 짧은 인터뷰 중에서...
오늘 경매 입찰을 맡은 경매 전문가 마이클(왼편)과 사회를 맡은 소프라노 캐서린
50/50 티켓을 팔고 있는 소프라노 태미...
마감시간에 당첨을 해서 뽑힌 티켓 주인에게
모든 티켓들이 팔린 총 금액의 반이 돌아간다.
(이 날 당첨된 행운의 주인공은 약 $700을 타 갔다.)
프로답게 능숙하게 케이크와
고가의 아이템들을 하나씩 경매에 부치는 마이클
경매에 나온 케이크를 입찰이 진행되는 동안
테이블을 돌면서 케이크를 소개하고 있는 멤버들..
ㅋ
매 경매마다 합창단의 장기 공연 무대 중에
한 레퍼토리를 지휘할 기회가 주어지는 혜택이 나오는데,
이 날 경매에서 최고가인 $2,300에 팔렸다.
행운의 주인공인 알버타 대학 병원의 유명한 외과 의사이자
알토 멤버인 매리에게 돌아가서,
내년 공연 무대에서 지휘자로 데뷰를 하게 된다.
내가 내 놓은 여섯 아이템들 모두가 팔려서
합창단 기금에 $290이 보태지게 되어서 뿌듯한 행사였다.
지난 주 일요일에 양아버지가 돌아 가셔서 독일로 급하게 날라가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이번 주 연습에 불참해서 정확한 모금액을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멤버들이 전문 직장인으로 일을 하면서,
매주 연습과 공연도 할 뿐 아니라
합창단 기금 조성을 위해서 이런 행사에 발 벗고 나서서
각자의 재능과 시간을 투자를 아끼지 않는 멤버들이 참 대단해 보이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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