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두 달만의 귀가

by Helen of Troy 2023. 8. 4.

파란 하늘과 흰 구름과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집 바로 뒤의 자그마한 호수

 

 

5월 중순에는 제2의 고향이자 친정 같은 토론토에 다녀왔고,

6월 한 달은 이탈리아를 방문했으며,

6월 말부터 7월 한 달은 한국을 방문하면서

두 달 반 만에 드디어 집으로 귀가했다.

 

 

비가 내린 후의 걸린 쌍 무지개

 

 

캐나다 서부의 대평원과 로키 산맥 사이에 위치한 울 동네는

겨울이 유난히 길고(5개월), 혹독하게 추운 반면,

나머지 봄, 여름과 가을은 짧지만,

사람들이 지내기에 너무 기분 좋은 온도와 낮은 습도가 있고,

백야 현상을 볼 정도로 일조량도 많고 낮이 길어서

이론적으로는 여름휴가에 당연히 집에서 머물러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이런 위험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쾌적한 집을 떠나서

요즘 지구 온난화로 여름철이면 펄펄 끓는 폭염과 이상 기후로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만한 위험을 무릅쓰고

두 달 반의 긴 여행을 강행하고 돌아온 셈이다.

 
 
에드먼튼 여름의 평균 온도와 강우량
Month High/Low (°C) Rain
June 21° / 10° 9 days
July 23° / 12° 10 days
August 22° / 11° 7 days

 

남편과 나는 정년은 지났지만,

둘 다 아직 현역이다 보니

부득이하게 방학인 여름철이 되어야

좋아하는 느긋하고  긴 시간의 여행을 

하는 수 없이 방학이 있는 여름철에 떠나게 된다.

 

 

드넓은 대평원에 화사하게 핀 카놀라 밭

 

코로나 판데믹으로 타의로 발이 묶였다가

4 년 만에 찾은 유럽 여행은

어느 때보다 감회가 남달랐고,

나이를 먹어도, 하루 평균 25,000만 보를 걸을 수 있는 체력과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과 

현지에서 습득한 새로운 지식과 경험으로 얻은 희열과 감동이 

여전히 생긴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집을 떠나서 발생하는 모든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겨울철에 볼 수 있는  신비한 오로라 대신에

밤늦게 화사한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일몰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과 평범한 일상이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자 행운이라는 것을 새록새록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마주한 평범한 일상이

미지로 떠나는 여행처럼 가슴이 설렐 수도 있다는 것도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