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젠토에서 머문 빌라 산 마르코 숙소
(2014년 5월 29일)
빌라 산 마르코를 우리에게 소개해 주는 살바토레
이날 아침 트라파티를 떠나서 오후 1시 40분경에 아그리젠토에 도착했다.
하지만 숙소를 찾느라 같은 길을 세 번 오갔지만,
결국 근처 주유소에서 주차를 하고 숙소에 전화를 하니
10분 후에 산 마르코 빌라의 살바토레가 직접 차를 몰고 왔다.
알고 보니 숙소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주차한 주유소 바로 옆에 있는
좁은 샛길이라서 아는 사람만 아는 길이었다.
주유소에서 빌라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에
움푹 파인 크고 작은 구덩이로 덮인 아주 좁은 길이라서
자칭타칭 운전을 잘한다는 나도 핸들을 꼭 잡고
먼지를 펄펄 날리며 가는 살바토레 차를 조심스럽게 쫓아갔다.
이 빌라는 아그리젠토의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는데,
어림잡아서 전체 넓이는 10 에이커는 족히 되어 보인다.
사실 숙소를 예약할 때에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도 아름답고, 주인도 너무 친절하고 좋아서
1박만 예약한 것이 후회가 될 정도이다.
빌라와 본채 주위는 사막성 지중해 기후에 잘 맞는 식물들이
주인의 손길로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고 있다.
빌라 손님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라운지
이 빌라는 살바토레의 5대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살던 곳으로
지금은 살바토레와 누나 그리고 형과 부모님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10채의 객실이 있는 빌라를 운영하고 있다.
본채 2층은 이 빌라를 운영하는 살바토레 가족이 살고 있다.
라운지에는 손님들이 편의를 위해서 책, 보드 게임등이 있으며
아무 때나 원하면 마실 수 있는 커피나 차가 구비되었다.
아울러 와인 냉장고에 비치된 와인과 맥주는
손님들의 알아서 돈을 내고 편하게 마시게 해 두었다.
빌라 정원과 주위의 풍광을 설명하는 살바토레
그리고 수영장도 있고...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본채 앞 뜰
이 빌라에서는 원한다면,
홈메이드 집 밥 저녁을 들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머문 이 날은
저녁 식사가 제공이 되지 않은 날이었다.
이때만 해도 잘 몰랐는데,
아그리젠토를 대표하는 그리스 신전들이
이 정원에서 보인다는 것을 후에 알았다.
편하게 차도 마시고 책을 읽기 좋은 공간
주인의 세심한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다.
본채로 이어지는 길
빌라에 막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그 길에 선 헬렌...
우리에게 배정한 숙소 #2
거기서 바라다본 빌라
아그리젠토 신전 유적지의 문을 닫는 시간인 저녁 8시까지
잘 구경한 후...
5월 29일 저녁
큰길에서 빌라로 이어지는 좁은 비포장 도로...
어둑어둑해서 좁은 길을 더 조심스럽게 운전해서...
빌라에 도착하니 이 집의 개가 우리를 먼저 맞아준다.
본채 뒤에 있는 다른 객실
또 다른 객실
본채와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오래된 우물
본채 뒤의 객실들
빌라에서 좀 떨어진 곳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 두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어두워지는 주변을 잠시 보며...
그런데 바로 지붕 위에 깍깍거리는 소리가 나서 올려다보니
이 집에서 기거하는 7마리 중 하나인 공작새가 울어대고 있다.
그런데 주로 수놈 1 마리에 암놈 여러 마리가 무리 지어 사는데,
이 빌라에서는 반대로 수놈 여섯 마리와 암놈 한 마리가 모여 살아서
암놈에게 구애를 보내는 애절한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린다.
우리가 묵은 빌라 객실 내부
깔끌하면서도 집처럼 편해서 좋았다.
방 왼편에 난 창으로 내다보니
낮과 또 다른 모습이 사뭇 아름다웠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오후에 갔던 신전의 모습이 창을 통해서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얼른 카메라를 들고 본채 앞뜰 쪽으로 나갔더니
조명이 환하게 유명한 콘코르디아 신전이 멀리 보였다.
줌을 당겨서...
자세히 보니 왼편에 주노 신전도 보여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멋진 야경을 보라고 남편을 불러냈다.
본채 라운지 냉장고에서 맥주를 두 병 값 (6유로)를 지불하고
수영장 앞 테이블에 앉아서 반대편 언덕을 보았다.
시칠리아 맥주
옆 테이블에도 한 커플이 나와서 와인을 들면서 2,500 년 전
신전을 보면서 5월의 밤을 즐기고 있다.
오른편에는 제우스 신전이 멀리 보인다.
얼마 있으니 조명색이 바뀌었다.
시칠리아서는 보통 저녁을 8-9시에 시작해서인지
9시가 넘었는데 살바토레 누나의 아들인 로렌쪼가 여전히 신나게 뛰어논다.
세 살 된 개구쟁이 로렌쪼
다음날 여정에 관해서 설명해 주는 살바토레
다음날, 5월 30일 아침
아침에 일어나서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만끽하는 헬렌
아침 식사를 하러...
오늘 아침에 보니 콘코르디아 신전이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다.
제우스 신전도..
살바토레의 아버지 빈첸쪼가 아침 메뉴에 관해서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두 본채 부엌에서 직접 만든 음식 앞에서
기분이 좋아서 절로 눈꼬리가 올라간다.
위부터 리코타 치즈 팬케이크,
리코타 치즈와 버섯을 빵코에 묻혀서 튀긴 호박으로 돌돌 말은 별미식,
프렌치토스트, 삶은 계란, 오렌지/요구르트 푸르트...
크로와상, 오렌지 케이크, 수박/석류 주스
그리고 병에는 홈메이든 요구르트와 오렌지 잼
집 뒤 오렌지 나무에서 딴 오렌지(맛이 기가 막히다), 바게트와
뜨거운 아메리카노...
여행 중에 최고로 근사하고 푸짐하고, 그리고 맛이 좋은 아침 식사..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체크아웃을 하려고 하니
마침 작별 인사라도 하듯이 공작새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신기하고 반가운 나머지 애들처럼 공작새를 졸졸 쫓아갔다.
그런데 또 다른 수놈이 나타났다.
짧지만 정이 든 로렌쪼와 긴 작별 인사를 하고,
내 카메라에 관심을 보여서 직접 찍는 법을 알려 주었더니
그 모습을 찍은 아빠의 모습을 제대로 잘 담았다.
짐을 차에 실로 마지막 점검을 하러 방에 왔다가 내려가니...
숫 공작새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는 암놈도 나타났다.
이렇게 우리는 비록 1박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인 라구사로 향했다.
에필로그:
빌라에서 본 콘코르디아 신전
콘코르디아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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