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에드먼턴 시청 광장
매년 12월이 되면 달력에 빈칸이 없을 정도로
이어지는 행사, 공연 그리고 다양한 모임으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예전엔 힘은 들어도 끝까지 잘 마무리했는데
이제 점점 늘어가는 나이의 무게 탓인지
12월 후반이 되면 체력이 딸리는 것이 느껴지면서,
자연히 블로그까지 챙길 여력이 없어서 한동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2024년 12월은 내가 만든 수제 뜨게 소품을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시작해서,
두 번째, 세 번째 주말은 예년처럼
헨델의 메시아와 Pop 크리스마스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금요일과 토요일 2회에 걸쳐서 열리지만,
연습은 공연 전 3일에 걸쳐서 하기에 늘 몸과 마음이 바빴다.
2024년 12월 15일
이 와중에서도 나와 아이들 스케줄이 유일하게 없는 날에
내 생일을 하루 앞당겨서 조촐하게 생일 파티를 열어 주었다.
2024년 12월 17일
4번의 합창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바로 내년 3월에 계획된 공연을 위해서
2024년 마지막 연습을 가진 후,
멤버들이 직접 만들어 온 다양한 음식들을 차려놓고,
크리스마스 자축 파티를 열었다.
12월 18일/마샤가 매년 우리 세 아이들에게 선사하는 진저브레드 쿠키(아들 것은 바로 먹었음)
우리 가족이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이 도시로 이사 와서
제일 먼저 만난 지인은 마샤이다.
우리가 이사해서 2주일 후에 교수부인회에서 처음 만나고
3일 후에 새로 가입한 합창단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진
32년 오랜 친구이다.
마샤는 유태인이지만,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그녀의 여러 비 유태인 친지들과 한결같이 33년째
우리 세 아이들에게 특별한 진저브레드 쿠키들을 선사해 주었다.
올해도 영하 24도의 혹한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직접 우리 집을 방문해서
이 감동적인 쿠키들을 전달해 주어서,
마침 연휴라 집에 있던 아이들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즉흥적인 afternoon tea party를 열고
조금이나마 그녀의 사랑과 정에 보답해 드렸다.
12월 20일
크리스마스 연휴에 서로 너무 바빠서
제대로 이야기도 못 나누었다며
딸들이 브런치에 초대해 주어서
오랜만에 모든 공식적인 행사와 공연을 마쳐서
홀가분하고 느긋하게 함께 브런치를 즐기면서
처음으로 묵은해를 잠시나마 뒤돌아 보았다.
12월 20일
그리고 예년보다 늦게,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크리스마스 쿠키 세트를 준비했다.
12월 24일 성 요셉 주교좌 대성당 자정 미사에서...
12월 22일 일요일 미사에 이어서
24일 자정 미사에 참여해서
솔로 cantor 봉사를 기쁜 마음으로 했다.
12월 25일 아침
매년 우리 가족은 크리스마스 브런치를 먹은 후,
12월에 트리 아래에 조금씩 쌓인 선물들을 열면서
크리스마스 날을 자축한다.
12월 27일
옆 집에 사는 이웃 부부와 저녁 식사 후
조촐하게 가진 와인 파티를 열었다.
든든한 이웃이 옆에 있다는 것은 참 축복이다.
12월 30일
절친 앤과 남편 피터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이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
이번엔 바로 전날에 한국 마트에서 세일을 하기에
구입한 연기를 빨아들이는 grill을 상 가운데에 두고
재워 둔 등심 불고기를 직접 구워서 대접했더니
앤과 피터의 최애 음식인 만두를 이미 많이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양의 불고기를 들었다.
앞으로 새로 장만한 이 그릴이 자주 사용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리고 이들이 들고 온 'Ticket to Ride' 보드게임을
밤늦게까지 즐기다가 헤어졌다.
12월 31일/1월 5일(성요셉 주교좌성당 제대 앞에 설치된 Nativity Scene
1월 1일은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고
1월 5일은 주님의 공현 대축일(Ephiphany)이다.
그래서 12월 31일 밤에 제야 미사와
세 동방 박사가 태어난 아기 예수를 만나러
먼 길을 와서 경배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에
새로운 마음가짐과 기쁜 마음으로 성가 봉사를 했다.
2025년 1월 1일 자정에 터트린 폭죽
몇 집 건너 사는 한국인 2세 이웃 부부가
올해도 우리 부부를 New Year's Eve Party에 초대해 주어서
1월 1일 미사를 마치고 바로 파티 장소로 향했다.
이들 부부는 매년 연말에 초대된 게스트들이 각자
음식을 준비해 오는 Potluck 파티를 열다가
신년을 맞이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폭죽 행사를 위해서
6년 전부터는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오피스와 창고가 있는 곳에서 연말 파티를 열었다.
이 날도 potluck 형식으로 초대된 게스들이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면서, 1년 동안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보드게임과 가라오케를 하면서 새해를 기다리다가
자정 10분 전에 샴페인을 따른 후, 카운트다운을 큰 소리로 외치다가
자정 정각에 창고 밖 넓은 공간에 미리 준비해 놓은
폭죽을 신나게 약 5분간 터트리면서 2025년 새해를 맞이했다.
2025년 1월 1일 새해 저녁
올 새해는 가족처럼 지내는 후배 부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함께 새해 첫날을 기념했다.
늘 해 오던 대로, 떡국을 먹기 전에 와인과 함께 먹을 아페타이저로
이들 부부는 물론 우리 가족도 좋아하는 만두, 녹두 빈대떡,
그리고 잡채를 몸은 피곤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다.
특히 두 달 전에 만든 김장 김치가 시어져서
부추와 굴을 넣고 겉절이를 만들었는데,
기름진 튀김 만두와 녹두전과
환상의 조합을 이루어서 인기가 아주 좋았다.
2025년 1월 3일
이 날은 32년째 가깝게 지내온 가족을 초대해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왼편에 보이는 80대 후반의 어머니는
40대 초반에 남편을 병으로 떠나보내시고, 홀로 되신 후
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시면서 어린 네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우신 분으로
많은 이들이 그녀를 존경하는 대단한 분이시다.
변호사인 막내딸과 지금 함께 지내시는데
작년부터 치매가 서서히 진행되어서
너무 안타깝고 슬픈 가운데에도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면서 예년처럼 방문해 주셔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고
올해도 존경하는 그녀의 건강을 위해 자주 기도드리고 싶다.
지난 한 해 동안 함께 해 주신 블친님들에게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모쪼록 건강하고 웃는 일이 많기를
멀리서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소중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서
자주 찾아뵈면서, 올해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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