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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넓은 세상에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by Helen of Troy 2009. 3. 20.


아침이면  남편과 애들이 학교에 간 후에 1시간은

아무것에도 방해받고 않고 조용히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도 마셔가면서

집으로 배달된 신문들도 보고

인터넷으로 세계 주요도시의 신문들을 두루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신문기사란 으례히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들이 많은것이 당연하지만

요즘은 연일 전세계적으로 휘청거리는 경제소식으로 가득한

신문을 대하기가 망설여지기까지 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터졌을까....   어떤 회사가 망했을까..

주식/집값이 얼마나 떨어졌을까...  실업율은? 

 

 

그중에서도 며칠 전부터 AIG 회사의 보너스 사건으로 미국의 정계와 재계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심지어는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과 

그의 신뢰도까지 도마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각계에서 보는 견해가 

각양각색이고 우리집도 예외가 아니어서 남편과 나도 오늘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의견을 얘기 해 보았습니다.

 

이 사건을 요약해보면 미국정부가 엄청난 부채로 파산 일보 직전에 놓인 

 AIG 회사를 인수를 했는데, 인수하기 전에 이 회사의 시니어 경영자들에게 

$165,000,000 보너스를 지불한다는 계약서의 조건대로 이행을 하려고 하자

국민의 세금으로 인수했기에 많은 국민들의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백악관의 경제담당자인 Larry Summers씨가 국회에서

이 사건은 유감스럽지만  인수할때 이미 계약서의 내용을 알았고 계약서대로 

지불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은 법치국가이기에 상황에 따라서 정부가 이미 존재하는 

계약서 내용을 파기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부 국회의원들이 분개해 하면서 계약이행을 하지 말라고

나섰고 평소에 침착한 오바마 대통령까지 들고 나서서 이런 일은 있을수가 없다고 비난을 했다.

 

어떤 국회의원은 현재 세율일 35%에서 두배로 70%를 적용해서

보너스에 대한 세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Carolyn Maloney의원은

아예 100% 세금을 징수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오늘 국회에서 $250,000까지는

보통 세율대로 35% 적용하고 나머지 추가액수는 90% 세율을 적용하라고

법을 통과시켰다는 기사가 나왔다.

 

나도 이 보너스 사건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부가 구조 해 줘야 할 정도롤 부실하게 경영을 한 문제의 담당자들이

아무리 원래 계약조건이 보너스를 받게 되어있다 하더라도

이 상황에서 도덕적으로 이 보너스를 어떻게 챙길까 하고

내 괄괄한 성격대로 잠시 분개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적이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다시

생각을 해 보니까 법치국가란 현재 법이 악법이라도 서로 약속해서

서명을 한 계약 조건대로 이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울어졌다.

윤리적, 도덕적인 견해로 보면 받아 들이기가 어렵지만,

감정적으로 상황에 따라서 이미 존재해 있는 법을 소급해서 적용을

한다는 일은 매우 위험하고 앞으로 분란의 소지를 생기게도 한다.

 

내 개인적인 견해는 요즘의 경제적 불황을 초래하는데 한 몫을 한 정부가

이번 보너스 사건은 솔직히 실수로 인정을 하고, 감정적으로 용납이 안 되어도 

법치국가답게 계약대로 보너스는 지불하되, 국민의 세금으로 구조 조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현명하게 경제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경제를 다시 살리는 일은 길고 험한 고비가 많다. 

그러기에 요즘 나쁜 경제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경제팀도 

정부의 실수로 인해서 생긴 문제로 비난의 화살을 그가 앞으로 

정작 꼭 필요한 재계나 재계의 인사들에게로 돌려서 책임을 회피하지만 말고 

오히려 유능한 인물로 경제 팀을 재정비해서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국민들이현 정부를 믿고 함께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내 두뇌의 반인 동양의 윤리적인 사고 방식으로 보면

이 사건이 참 이해가 안 된다는 걸 나 자신도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국친지들이 소리 높여서 AIG의 경영자들은 다 가서

할복 자살을 해야 한다든가, 사회에서 매장을 시켜 마땅하다라고

감정적으로 주장을 하는 걸 들으면 한편  많이 씁슬하기도 하다.

 

 

 

와싱턴과 뉴욕에서 들리는 골치 아픈 소식과   무관하게

남편의 생일 선물로 받은 보라색 꽃들만 모은 커다란 화분에서

퍼지는 히야신스 향내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봄을 느끼고 있다. 

 

부디 봄과 함께 얼어붙은 경제도 봄 햇살에 풀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