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Welcome to Wildrose Country
People & Places/우리 동네에서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우리 동네

by Helen of Troy 2022. 9. 30.

9월에 접어들면서 낮 길이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기온도 아침저녁엔 10도 이하로 떨어져서 가을이 찾아왔음을 피부로 느껴진다.

어제(28일)는 울동네 가을답지 않게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가서,

급한 일부터 처리하고 가볍게 차려 입고, 커다란 물병과 카메라 대신에 셀폰을 들고

집 바로 뒤에 위치한 자연보호 구역 숲으로 향했다.

 

 

Helen of Troy

4-5년 전부터 집 뒤에 위치한 호수에 캐나다 기스들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매년 엄청난 숫자로 불어나고 있다.

한 무리의 캐나다 기스들도 한가롭게 가을 오후를 즐기고 있다.

 

 

 

또 한 무리는 겨울이 되면 먼 남국으로 날아가기 위해서

비행 연습을 하고 있다.

 

 

 

호숫가의 나무들도 황금빛 옷으로 갈아입었다.

 

 

 

며칠 전에 너무도 많은 기스들이 호숫가에 있어서 대충 세어 보니

최소한 300마리가 이곳을 즐겨 찾는다.

 

 

 

호수를 지나서 가을의 절정에 다다른 숲 속에 도착하니 초록빛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황금빛과 붉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등산로는 노란 아스펜 낙엽 카페트가 깔려 있다.

 

 

 

막 떨어진 낙엽이라서 바삭거리기보다는 푹신한 촉감이 좋다.

 

 

 

"I hope I can be the autumn leaf,

who looked at the sky and lived.

And when it was time to leave,

gracefully it knew life was a gift."

– Dodinsky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단풍잎이 되고 싶다.

단풍잎은 이 세상을 떠날 때에

삶은 선물이었음을 인지하니까요.

 

 

 

좁은 길에 헐벗고 거대한 자작나무가 버티고 있다.

 

 

 

황금빛 카페트가 깔려서 좁은 산책로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황금빛 세상에 홀로 정열적인 붉은빛을 뽐내는 나무잎와 열매

 

 

 

숲길을 가다가 좁은 협곡이 나왔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폭 7-8 미터, 깊이는 약 10미터가 되는 이 협곡을 이어주는

목재 사다리가 있어서 건너갈 수 있었는데,

온데간데 보이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돌아서서 다른 경로를 택했다.

 

 

 

다른 산책로로 가기 위해서 돌아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로 올라오니

여기도 황금빛의 아스펜 나무들이 반겨 준다.

 

 

 

햇볕이 뜨거울 때에 고마운 그늘도 있고, 평평해서

애견과 함께 산책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

 

 

 

다른 산책로의 경사진 길을 따라서  White Mud Creek 시냇물이 흐르는 곳까지 내려왔다.

 

 

 

도시 안에 자연 그대로의 숲이 있어서,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집에서 10분이면 올 수 있다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시내의 상류 쪽

 

 

 

시내의 하류 쪽

 

 

 

다시 경사진 길을 타고 높은 강둑으로 올라와서...

 

 

 

하늘로 치솟은 다양한 키꺽다리 나무들

 

 

 

자연이 만든 오묘한 가을의 걸작품

 

 

 

소멸도 아름답다.

 

 

 

디자인과 색상의 환상적인 조합

 

 

 

종족의 번식을 위한 자태도 아름답다.

 

 

 

나무의 뿌리가 경사진 길을 걷기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쉽다.

 

 

 

"The leaves are all falling,

and they're falling like

they're falling in love with the ground."

– Andrea Gibson

 

"단풍잎들이 아래로 떨어진다,

마치 대지와 사랑에 빠진 것처럼

아래로 떨어진다.

- 안드레아 깁슨

 

 

 

이 길 끝에 낭떠러지가 도사리고 있다.

 

 

 

조금 전에 내려가서 만난 시냇물 주위의 가을의 숲 풍광이 낭떠러지 아래에 펼쳐진다.

 

 

 

 

 

 

숲 너머서 단독주택들이 들어서 있어도 야생 동물과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다.

 

 

 

“Autumn leaves don't fall, they fly.

They take their time

and wander on this their only chance to soar.”

- Delia Owens

 

가을 낙엽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날아다닌다.

낙엽은 유유 작작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하늘로 솟아오른다.

 

 

 

코요테와 무스, 사슴을 비롯해서 여러 야생동물이 사는 동네 숲

 

 

 

 

"Is not this a true autumn day?

Just the still melancholy that I love—

that makes life and nature harmonize."

- George Eliot

 

"오늘이 정녕 참된 가을날이 아닌가요?

생명과 자연이 멋진 조화로 이루어진

내가 좋아하는 차분한 멜랑콜리가 존재하니까요.

 

 

 

"It's the first day of autumn! 

A time of hot chocolatey mornings, 

and toasty marshmallow evenings, 

and, best of all, leaping into leaves!"

- Winnie the Pooh

 

오늘은 가을의 첫날이네!

아침은 핫초코를 먹기에 좋고,

저녁엔 불은 구운 마시말로우도 좋지만,

제일 좋은 것은 역시 낙엽 위를 뛰어다니는 것이지.

 

 

 

아스펜 나무숲길

 

 

 

"Autumn shows us how beautiful it is

to let things go."

- Unknown

 

가을은 우리들에게

내려놓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준다.

 

 

 

 

 

 

“Every leaf speaks bliss to me,

fluttering from the autumn tree.”

- Emily Brontë

 

가을 하늘의 나무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낙엽 하나하나는 내게 행복을 속삭인다.

 

 

 

"Winter is an etching,

spring a watercolor,

summer an oil painting,

and autumn a mosaic of them all."

- Stanley Horowitz

 

겨울은 판화 작품,

봄은 수채화 작품,

여름은 유화 작품,

그리고 가을은 이 모든 장르를 총망라한 작품이다.

 

 

 

 

 

"Dancing of the autumn laves on a surface of a lake

is a dream we see when we are awake."

- Mehmet Murat Ildan

 

호수 수면에서 춤을 추는 낙엽은

우리가 깨어있을 때 꾸는 꿈과 같다.

 

 

 

 

 

 

 

"At no other time (than autumn) does the earth let itself be inhaled in one smell,

the ripe earth; in a smell that is in no way inferior to the smell of the sea,

bitter where it borders on taste, and more honeysweet

where you feel it touching the first sounds.

Containing depth within itself, darkness,

something of the grave almost."

Rainer Maria Rilke,

 

 

 

 

 

 

2시간 뒤의 호수

 

 

 

수백 마리의 기스들이 호수와 산책길을 장악하고 있다.

 

 

 

집 앞마당에 얼굴만 하게 핀 달리아